베를린장벽 붕괴 30주년, 3·1동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국제적으로 의미있는 자리에 서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이었지만 그만큼 기대도 컸고 정말 열심히 준비 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절여 왔지만 리허설 끝에 본 연주를 마치고 결과가 너무 좋았고 현지 음악 평론가들이 '대금 연주의 독보적 연주가'라고 칭찬해 주시고 세계 무대에서 극찬을 해주셨다는 소리에 너무 뿌듯합니다."

지난 1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체임버홀(Berliner Philharmoniker Chamber Music Hall)에서 독일 캄머 심포니 베를린과 주독일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한·독 오케스트라 공연 '베를린, 한국을 만나다-Berlin trifft Korea'에서 청주시립국악단의 대금 연주가 박노상 차석 단원이 협연 후 남긴 소감이다.

2019년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과 대한민국의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해당하는 의미있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분단'이라는 같은 아픔을 가진 독일과 한국의 오케스트라와 대금, 성악, 오보에, 하프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는 자리가 있었다.

평화와 화합을 염원하고자 마련된 자리에 한국에서는 '서울 튜티 앙상블'과 청주시립국악단 박노상 단원이, 독일에서는 '캄머 심포니 베를린'이 함께 했다.

두 나라의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낸 하나의 소리로 우리나라 곡으로는 윤이상의 '오보에, 하프, 소관현악을 위한 이중협주곡'과 백영은의 대금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안식하는 이의 노래'와 독일 곡 한스 아이슬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5개 소품'이 연주됐다.

박노상 대금 연주가가 독일에서 열린 공연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연주를 맞춰보고 있다.
박노상 대금 연주가가 독일에서 열린 공연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연주를 맞춰보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는 청주시립국악단의 박노상 대금 연주자가 함께 했으며 서애리 소프라노, 빌렘 베베르카(오보에, 체코), 뭐드 에덴발드(하프, 프랑스)등 세계적인 연주자가 협연해 관객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다.

특히 지휘를 맡은 독일 캄머 심포니 베를린 상임 지휘자 유르겐 부른스가 한국 창작곡과 윤이상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 악기들과 작곡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생소할 수 있는 한국 창작 작품들을 새롭게 접근하고 이해하는 흥미로운 연주회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연주회에서 한국의 전통악기 대금 협주곡 '안식하는 이의 노래'는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가 백영은 교수의 작품으로, 분단의 아픔을 겪은 양국의 국민들을 위로하고 평화로운 시대에서 자손들이 살아가길 바라는 뜻이 담긴 곡이다. 대금 협연자 청주시립국악단 박노상 단원이 심금을 울리는 연주를 펼쳐 독일의 많은 관객과 음악 평론가로부터 뜨거운 환호와 극찬을 받았다.

박노상 연주가는 "6월 5일 독일 현지시간 오후 8시 3분에 라디오 'Deutschlandfunk Kultur'를 통해 독일 전역에 송출됐다"며 "전 공연 프로그램 실황이 녹음방송되는 것은 한국연주단체 최초이며 또한 국악기 작품이 방송되는 것은 전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박노상 대금 연주가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노상 대금 연주가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한국 창작음악이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연주된 것도 처음이지만 실황 연주를 방송국에서 녹화해 전 독일에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는 것도 최초, 한국 국악기 작품이 방송되는 것 또한 전세계 최초여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박노상 연주가는 청주시립국악단 단원으로 소개돼 청주시립국악단 뿐 아니라 청주시립예술단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박 연주가는 "라디오 방송에서 독일 전문 아나운서의 뼛속 깊은 해설이 더해져 그 감동이 무대보다 배가 됐다"며 "그 방송을 들은 사람들은 너무나 애달픈 연주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달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번에 독일에서 협연한 박노상 대금 연주가는 청주시립국악단 차석 단원으로 국가 중요무형 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이수자, 원장현류대금산조 충청도 전수관 대표, 한국교원대학교 겸임교수, 공주대학교 음악과 강사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몽골 등 해외 공연을 통해 우리음악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문화 사절단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원행 청주시립국악단 지휘자도 "우리 청주시립국악단 박노상 단원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협연해 너무 자랑스럽다"며 "시립예술단의 자랑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 연주가는 오는 가을께 독일을 한번 더 방문해 청주 출신 작곡가 박영희의 곡을 연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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