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병인 기자]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군수 박정현)과 (재)백제고도문화재단(원장 박종배)에서 지난 4월부터 부여 능안골 고분군을 조사해 백제 사비기 돌방무덤과 봉분 일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제 사비기 귀족층의 무덤으로 인식되어 온 부여 능안골 고분군에서는 지난 1995년과 1996년 긴급 발굴조사에서 은제관모장식과 금동제이식(금귀고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면서 사적 제420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2017년도부터는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 관리사업'의 하나로 북동편 지역에 대해 시굴, 발굴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올해 4차 조사에서는 백제 사비기 무덤의 봉분 조성방식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인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 총 5기의 백제 사비기 무덤이 확인됐으며 그 중 잔존 상태가 양호한 무덤의 구조는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과 연도(羨道), 묘도(墓道)로 이루어진 굴식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묘, 橫穴式石室墓) 2기와 현실과 묘도로 이루어진 앞트기식 돌방무덤(횡구식 석실묘·橫口式 石室墓) 1기다.

현실 내부에서는 금동제이식, 철제 관못과 관고리가 출토되었다.

그 중 봉분 일부가 확인된 고분은 1호묘와 3호묘다.

1호묘는 거칠게 다듬은 돌을 이용하여 단면 형태 터널식으로 구축되었고, 현실로 들어가는 별도의 문(현문, 玄門) 시설 없이 연도와 묘도가 달린 굴식 돌방무덤이다.

현실의 천장석 상부로 약 80㎝ 정도 두께의 봉토가 일부 남아 있으며 봉토층은 능안골 고분군 일대의 지반을 이루고 있는 풍화암반토와 깬 돌을 섞어 단단히 다져진 상태이다.

3호묘는 직사각형꼴로 비교적 잘 다듬은 쪼갠 돌(판석, 板石)을 이용해 만든 단면 형태 육각형의 현실과 문주(門柱), 문인방석(門引枋石)으로 이루어진 현문시설, 연도가 달린 굴식 돌방무덤으로, 조성 시기는 1호묘보다 늦다.

특히, 북쪽과 동쪽으로 형성된 자연 곡간부로부터 무덤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석실 조성 이전에 수평으로 지반을 조성한 흔적이 확인되었다.

현실 천장석 상부로 최대 두께 86㎝ 정도의 봉토층이 남아 있으며, 평면은 지름 7.7~10.1m 규모의 타원형으로 확인되었다.

3호묘의 봉토층은 모래 함량이 높은 흙을 이용해 중앙 매장시설 위쪽을 향해 비스듬하게 향하도록 형성되어 있다.

이번 능안골 고분군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사비기 귀족층의 다양한 무덤 구조와 축조 순서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무덤 영역 내 대지와 봉토 조성 방식을 확인함으로서 추후 유적 정비와 복원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여군과 함께 부여 능안골 고분군을 비롯한 부여 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실체 규명을 통해 백제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유적의 보존과 관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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