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보다 행복한 혼자 '나는 나와 결혼했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동향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월 출생아수는 작년 동월보다 1천900명(6.9%) 줄어든 2만5천7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1981년 인구 월별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2월 출생아수로는 최저치이며 이는 2015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39개월간 연속 감소 추세이다. 이에 따라 급감하는 인구와 혼인·출산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비혼식' 여는 신풍속도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한다.

올해 60년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고 하는데 과연 앞으로 남은 7개월간을 합친 1년간 총 출생아수가 작년에 비해 과연 얼마나 증가할지 감소할지는 미지수다.

출생아수 감소는 혼인건수의 감소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지난 2월 우리나라 혼인건수는 1만8천200건으로 전년 동월 1만9천건 대비 4.2% 감소했다. 혼인건수가 지난 2012년부터 7년째 계속 감소하는 현상이 출생아수 감소에도 분명한 악영향을 끼친다.

물론 혼인을 했다고 모두 자녀를 낳는 것은 아니며 혼인을 하지 않고도 자녀를 출산(혼인외 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혼인 후 출산하는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혼인이 출산의 전제조건임은 분명하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혼인을 하는 나이가 점차 늦어지거나 비혼을 선언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몇 명의 지인들을 모아놓고 '비혼식'을 여는 신풍속도도 생겨났다. 그들 나름대로 취업난, 경제난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은 이유도 있겠지만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동이 많이 바뀐 것을 체감한다.

일부러 자녀를 갖지 않고 두 부부만 살거나 무자녀 대신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며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SNS에 종종 올리는 글들도 적지않게 눈에 띄어 다른 젊은이들이 보고 따라하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혼인을 하지 않는 독신가구가 증가하면서 업체에서는 1인 가구의 소비트렌드에 맞게 재빼르게 소형가전제품이나 가정간편식을 내놓고 있고 해마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서 생활에 필요한 가구가 제공되는 풀퍼니시드 시스템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편리한 생활들 또한 결혼을 안해도 별 불편함이 없도록 만드는 것에도 일조하고 있다.


◆농촌 인구절벽·수도권 인구유출 심화

국내 유명업체인 결혼정보 듀오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혼인, 이혼 인식보고서'에 따르면 비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가 절반이상 (52.5%)을 차지했다고 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출생아수 감소는 수년전부터 농촌에서도 뚜렷이 나타나 이제는 아기 울음소리 들어 보기가 힘들고 인구절벽과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전국 17개 시·도의 261개 시·군·구 중 총 92개(35%) 지역이 소멸위험진입단계(79개)에 들어섰거나 고위험(13개) 지역이며 빠르면 5~30년 안에 지역이 소멸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멸되지 않기 위해서는 출산장려금의 파격적 지원 등 출산장려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흥덕구, 혼인·출생아수 감소

이처럼 전국의 혼인, 출생아수 감소와 관련, 청주시 흥덕구의 혼인, 출생아수도 많이 감소하고 있다.

흥덕구의 혼인건수는 2015년 1천417명, 2016년 1천427명, 2017년 1천336명, 2018년 1천276명이며 출생건수는 2015년 2천241건, 2016년 2천14건, 2017년 1천336건 2018년 1천671건으로 2018년 혼인건수는 2015년 대비 141명(9.9%) 감소했으며, 2018년 출생아수는 2015년 대비 570명(25.4%) 감소했다.


◆'출산장려금과 먹튀출산'

그렇다면, 혼인율과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대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나라는 몇 년부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수조원의 예산으로 공을 들이고 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으니 아이러니 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 중 출산율이 가장 높다는 전남 해남은 지난 2017년 2.1명(전국평균 1.05)로 6년간 연속 1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출산율이 높은 것은 타 지자체에 비해 출산장려금이 월등히 높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 해남군은 2008년부터 전국최초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 첫째아는 300만원, 둘째아는 350만원, 셋째아는 600만원, 넷째아 이상은 720만원 등 타 지자체에 비해 월등하게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출산율도 전국 2배 이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남군에 따르면 2012~2018년동안 출산아수는 총 5천69명이나 2018년 해남에 남아있는 0세~6세 아이는 3천337명에 불과해 1천732명(34%)는 출산장려금만 받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는 이른바 먹튀출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괴산·영동의 파격적인 출산정책

특히 충북지역 중에서는 괴산이나 영동에서 파격적인 출산정책을 펴고 있다.

괴산은 첫째아 200만원, 둘째아 300만원, 셋째이상은 1천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동은 비록 지원기간은 3개월로 짧지만 첫째아 350만원, 둘째아 380만원, 셋째아 510만원, 넷째아 이상 76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영동군이나 괴산군은 충북에서도 재정자립가 비교적 낮은 지자체에 속하는데 만만치 않은 재정을 출산정책에 쏟아붓고 있다.

조은희 흥덕구 가족관계등록팀장은 "매스컴에서 아기를 키우면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많이 보여 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매스컴의 영향을 받고 쉽게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드라마를 본 후 그 드라마 관련 인터넷 댓글에는 연기자들의 액세사리나 가방등 소품의 브랜드가 어디꺼며 어디서 샀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고, 건강관련 유명 유투버에는 유투버가 건강 이야기 하는데 들고 있던 가방 브랜드가 어디꺼냐고 댓글을 다는걸 봤다. 이처럼 우리 젊은이들은 쉽게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매스컴에서 아이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팀장은 "전남 해남과 충북 괴산이나 영동처럼 파격적인 지원정책이 있어야만 아이를 낳을까 말까 망설이는 부모들이 아이를 낳는 결심을 굳히도록 할 것이다.

비싼 사교육비 때문에 출산을 망설이는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책은 또 다른 인구증가를 가져오는 정책이라 생각한다"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보육교사가 아이를 학대하는 모습을 보고 친정부모나 시부모한테 아이를 맡기고 싶지만 그럴처지도 안되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대안은 아이돌보미를 구하는 일이다. 육아도우미를 양성할 때 인성검사도 필히 하고 보수도 어느정도 올려서 정말 아이를 내 자녀처럼 사랑하는 그런 사람들을 양성해야 마음놓고 아이를 맡기고 직장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아이낳아 키우기 좋은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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