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기쁘고 슬픈 감정은 비교적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화를 내는 건 얼굴에 확연히 드러낸다. 하지만 화를 내서 우리가 얻는 건 스트레스와 주위의 소중한 사람만 잃을 뿐이다. 더불어 화는 수명을 단축시키기까지 한다고 한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레드포드 윌리엄스 박사는 '분노가 죽인다'라는 책에서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이 낙천적인 사람에 비해 50세 이전에 죽을 확률이 5배나 높다고 밝혔다. 또한 엘머 게이츠 박사는 우리가 내쉬는 숨을 가지고 실험을 했다. 화를 내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후회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의 숨을 각각 채취하여 액체 공기로 냉각시켜 침전물을 모았더니 색깔이 서로 달랐다고 한다.

화를 낼 때는 갈색, 슬퍼할 때는 회색, 후회할 때는 분홍색 그리고 기뻐할 때는 청색의 침전물이 나왔다. 화를 낼 때 나오는 갈색 침전물을 쥐에게 주사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몇 분 만에 쥐가 죽어버렸다. 그런데 기뻐할 때 나오는 청색 침전물을 쥐에게 주사했더니 처음보다 월등히 활력이 넘쳤다고 한다.

만일 한 사람이 한 시간 동안 화를 낸다면 80명 정도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양의 독소가 발생한다는 것이 게이츠 박사의 결론이었다. 혹여 우리는 오늘 하루 몇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독소를 내뿜었는지 반성해 볼일이다.

링컨 대통령은 화를 잘 내는 청년 장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좁은 골목에서 개와 마주쳤을 때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다가는 개에게 물리기 쉽다네. 개에게 물리기보다 길을 비켜주는 게 더욱 현명한 법이지. 설사 개를 잡아 죽인다고 하더라도 자네에게는 상처가 남을 것이라네." 바람을 향해 던진 흙이 오히려 자신을 더럽히는 것과 같이, 우리가 화를 내는 것은 남을 해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헤친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우리가 화를 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자제력을 잃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가 치밀어 오를 때는 '화를 내면 내 수명이 단축된다'는 사실을 한 번쯤 상기해보는 시간적 여유도 가져보자. 잠시 잠깐만이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시간만 확보해도 흥분이 가라앉고, 그러다 보면 봄 햇빛에 눈 녹듯 화도 사라진다. '디게 화를 내면' 어떻게 될까? 'D+Anger=Danger' 위험해진다. 어차피 모든 게 지나가기 마련인 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한 번 참으면 만사가 편하고 평화롭다.

험한 말을 잘 하기로 유명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누군가 자신을 화나게 할 때마다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험한 말을 글로 대신한 것이다. 그러나 그 편지는 미처 부치지 못했다. 그의 부인이 그가 험담으로 가득 찬 편지를 쓰는 대로 다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 뒤로는 더 이상 그 편지를 찾지 않았다. 편지를 쓰면서 노여움이 전부 풀렸기 때문이다. 현명한 아내 덕분에 마크 트웨인은 화를 풀면서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맞닥트리는 큰 어려움은 대부분 한 순간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발생한다.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거친 분노의 표출은 자신이 공들여 쌓아온 삶에 지울 수 없는 화상을 입힌다는 사실를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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