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청주에는 4개의 시립예술단이 운영되고 있다. 청주시립교향악단, 청주시립합창단, 청주시립국악단, 청주시립무용단이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4개 시립예술단 감독이 올해 모두 바뀐다. 오는 27일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를 선정하는 시립무용단을 제외하고는 시립국악단 지휘자는 올 2월에, 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 지휘자는 지난 4월 위촉 되면서 각 단체의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가장 먼저 지휘자가 바뀐 시립국악단은 지난 3월 7일 조원행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 축하 공연을 가졌다. 이날은 시립무용단과 시립합창단이 함께 꾸민 무대로 시립예술단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준 날이었다. 시립국악단이 메인이었지만 첫 무대에서 국악 관현악곡 '대지'에 맞춰 시립무용단이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였고 마지막 무대에서 국악 관현악 '청주아리랑'을 시립합창단이 함께해 시립예술단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날 공연을 관람했던 관객들 대부분이 '여러 시립예술단이 함께 무대에 오르니 더욱 풍성하고 의미있는 무대'라고 평가했다.

지난 4일에는 시립합창단 차영회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공연이 이어졌다. 이날은 '100년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정통 클래식 합창곡을 선보였다. 특히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이어진 모차르트의 고전명작 '레퀴엠(Requiem in D minor K.626)'을 선보여 정통 클래식 합창의 진수를 보여줬다. 레퀴엠이란 죽은 자를 위로하고 추모하는 곡으로, 이날 솔리스트, 교향악단, 합창단 단원들과 완벽한 호흡으로 3차례 이상 앵콜 박수갈채를 받았다. 숨을 죽이고 레퀴엠을 감상한 관객들은 합창단의 정제된 소리에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오는 13일에는 시립교향악단 조규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공연이 준비돼 있다. 조 지휘자는 2006년 1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청주시향을 이끌어왔던 경험자로 9년이 지난 2019년 어떤 음색을 보여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청주시향 최초로 '브루크너 No.8(교향곡 8번 다단조 작품번호 108)'을 선보일 예정이다. 호른과 튜바의 중간 음색을 지닌 '바그너 튜바'라는 금관악기도 등장해 새로운 볼거리과 귀 호강이 예상되고 있다.

시립무용단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맥베스, 욕망을 그러안다' 공연을 선보였다. 이 공연은 예술감독은 부재했지만 셰익스피어의 명작 '맥베스'를 새롭게 각색·연출해 현대적인 감성의 춤으로 무용단 두명의 수석 단원이 안무를 맡아 관객을 찾았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이렇게 공연을 준비하는 4개 시립예술단은 적게는 300여석의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 710석 규모의 청주아트홀이나 1천508석 규모의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올리기 때문에 관객 점유율에 대한 부담도 꽤 클 것이다. 특히 새로 시립예술단을 이끌어가는 예술감독들에게는 일단 얼마나 관객이 왔느냐가 가장 눈에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 점유율에 대한 압박이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일부는 단원들이 일정 갯수의 좌석을 구매해 관객 점유율에 일조하기도 하지만 관객 점유율에 대한 부담 보다는 각 예술단의 특성을 살려 시민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있는 공연을 보여주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 판단된다. 공연의 특성, 관객의 기호도와 성향에 따라 관객 점유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립예술단 각 단체들도 각 단체간 관객 점유율로 경쟁하는 구조보다는 서로 상생하며 시민들에게 고품격의 공연을 선사하라. 그러면 관객들은 예술단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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