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미·중 무역분쟁의 확전과 반도체 업황 부진의 심화로 충북 경제의 먹구름이 끼었다. 특히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진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 대중 수출 둔화 심화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충북의 대중 수출액은 19억9천363만4천달러로 전년대비 2.3% 늘었다. 그러나 수출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6.9%)에 비해 4.1% 줄었다.


여기에는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라 반도체 수요 감소와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수출의 3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수출의 부진은 큰 타격이다.


특히 지난해 슈퍼호황을 누렸던 충북의 반도체 수출 하락은 심각하다.


앞서 충북의 반도체는 지난해 11월에만 8억8천6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수출액의 과반수 이상을 점유한 셈이다. 


그러나 같은해 12월 들어 6억7천900만달러를 기록하며 2억700만달러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4분기에 접어들며 상승세가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11월부터 매달 수출액의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여기에 충북 전체 수출액의 과반수 이상을 점유했던 반도체가 39%로 40%대가 무너지며 지난 2년간 호황기를 누렸던 반도체가 조정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올해 역시 1월부터 4월까지 전체 반도체 수출액은 23억3천488만3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1% 하락했다.


◆미·중 갈등에 SK하이닉스 '난감'


특히 충북 경제의 주축을 맡고있는 SK하이닉스는 미·중무역분쟁에 곤란한 처지에 처해있다.


앞서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으로 지정했다. 화웨이는 SK하이닉스의 최대 거래처 중 하나다.


미국의 화웨이의 거래제한기업 지정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 중간재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2차 피해는 피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측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글로벌 IT기업에 "미국의 대중 제재에 협조할 경우 비참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충칭과 우시 등지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중인 SK하이닉스로서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충북의 수출 상위권인 중국과 미국의 무역 패권전쟁으로 지난해 청주테크노폴리스에 SK하이닉스 M15공장이 들어서며 낸드플래시 허브로서의 도약을 선언한 충북도 난감한 상황이다.


◆반도체 의존...품목 다변화 이뤄야


이 처럼 충북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며 수출 품목의 다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충북은 지난 2017년 '사드 경제 보복' 때 대중 수출 전선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여기에는 당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품목이 완제품에 집중됐던 탓에 반도체 등 중간재 위주의 충북 무역은 보복 조치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오히려 중국 내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힙입어 전년 대비 18.8% 증가한 57억5천258만3천달러를 수출하며 역대 최고액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반도체에 의존해온 충북의 '수출 품목의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의 하락세는 예견됐던 일"이라며 "반도체 뿐만 아니라 2차 전지, 전력용기기 등 중간재 위주 수출 품목을 보다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