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모임득 수필가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상이 무엇일까요? 엄마의 얼굴, 엄마의 밥상이라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며 쓴 초등학생 동시가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짜증 섞인 투정에도/어김없이 차려지는/당연하게 생각되는/그런 상(중략)…아직도 그리운/엄마의 밥상/다시 못 받을/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울 엄마 얼굴(상).'

'가장 받고 싶은 상' 은 이슬 양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지은 동시입니다. 이후 전남 여도 초등학교 조승필 교사의 작곡을 통해 동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유방암으로 5년 동안 투병하다가 젊은 나이에 가족들과 이별한 엄마를 그리는 이슬 양. '받아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그런 상, 그때는 왜 몰랐을까? 왜 못 보았을까?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밥상을 마주할 때마다 음식을 차려주시던 어머니의 얼굴을 떠 올렸을 것입니다. 동시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밥상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표현했습니다.

반찬이 마음에 안 든다고 짜증을 부려도 밥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차려지는 밥상,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그 밥상을 그리워하며 엄마의 손길이 절실하던 초등학생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납니다. 하루에 세 번이나 받을 수 있는 상,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이라는 표현에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슬 양 아버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남매를 보살피고 부인 병간호를 했다고 합니다. 그 삶이 얼마나 힘겹고 버거웠을지 잘 압니다. 투정 한 번 하지 않는 남매가 대견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가장 받고 싶은 상' 동시를 보며 나 역시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밭 일 하시는 와중에도 차려 주었을 엄마의 밥상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만 했지,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요양병원에 6년째 계시는 어머니를 보며 문득 문득 어머니가 해 주시던 음식이 그립곤 했습니다. 아~, 이제 다시는 못 받을 어머니의 음식이란 생각만 했지, 내가 어머니를 위한 밥상을 차려야 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모임득 수필가
모임득 수필가

이슬 양은 이제 자기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드린다고,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를 위해 준비한 한 가득 음식이 차려진 밥상과 엄마와 손잡고 있는 본인을 그렸습니다. 엄마에게 밥상을 받고 싶지만, 이제는 엄마에게 본인이 차린 밥상을 주고 싶어서 연필로 그림으로나마 그렸습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연필 속에서 나와 내 마음에 박힙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어머니의 젖을 먹고 이유식 먹고 밥상을 받으며 자라왔고, 그 어머니는 자식에게 밥상을 차리고, 또 다시 자녀에게 밥상을 차리며 살아왔습니다. 평범한 일상, 어쩌면 가장 소중한 순간일 수 있는 엄마의 밥상으로 세월이 흘렀고 생명은 이어져 왔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난 아이들에게 애절한 마음으로 밥상을 차려주었던가 되새겨봅니다. 친정어머니에게 맛난 음식을 해서 한 상 가득 밥상을 차려 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이슬 양에게 세련되고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엄마 마음이 들어간 소박한 밥상을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 밥상을 차리는 사람, 먹는 사람 그 따뜻함으로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테니까요.

엄마의 밥상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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