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최용현 변호사·공증인

현대정치는 대의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다. 대의민주주의는 시민들이 대표를 선출하여 이들에게 정치를 맡기고 그 대표들에게 책임을 묻는 정치체제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는'대표성'과 '책임성'을 핵심으로 한다. 이중 책임성은 수직적 책임성과 수평적 책임성으로 구성되는데, 전자는 선출된 대표는 시민들의 요구와 비판에 항상 귀를 기울여 이를 정치과정에 반영하고, 그 정치적·정책적 행위와 결과에 대하여 시민들에게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후자는 선출된 대표는 권력기관들을 항상 견제하고 비판하여 올바른 정치와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대 통합청주시의회(하재성 의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우리지역은 미세먼지, 소각장, 도시공원 민간개발, TP 개발, 복합쇼핑몰 유치, 버스 준공영제 등 수많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런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이러한 목소리를 집행부에 전달할 책임, 집행부의 무능과 독선을 질타할 의무, 시민과 집행부 사이에서 적정한 타협과 조화를 찾을 책무가 있는 기관이 바로 시의회이다. 그러나 청주시의회 차원의 목소리는 전혀 없고, 노력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청주시의회의 태도는, 효과적이고 성공적이었는지는 둘째치고라도, 충북도와 도교육청간의 무상급식과 자사고 분쟁에 적극 개입하여 중재자 역할을 한 충북도의회(장선배 의장)의 행보와 너무 대조적이다.

거기에 더하여 청주시의회는 자신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조차도 관심을 두지 않는듯하다. 작년 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2천여만원 들여 거제의 대형리조트에서 연찬회를 강행했다. 당시 충북도의회가 1천만원의 경비로 관내의 옥천 장령산 휴양림서 연찬회를 연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런 비판이 여전함에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3천800여만원을 들여 제주도에서 연찬회를 강행한다. 얼마전에는 구룡공원 민간개발에 항의하여 시민들이 호소하려고 하였음에도, 시의회는 이들의 주장을 경청하기는 커녕 내쫓기 바빴고 일부 시의원은 막말을 내뱉기도 했다. 집행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을 때, 응당 시의회가 그 소리를 들어줘야 함에도 말이다.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물론 일부 시의원들의 각개전투와 분투는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초선 시의원들은 주민숙원사업비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고, 어떤 시의원은 과도한 연찬회의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고, 어떤 시의원은 도시공원 민간개발에서의 청주시의 무능과 독선에 대하여 날선 비판을 계속 제기하고 있고, 어떤 시의원은 임박한 버스 준공영제의 합리적 방안을 찾아 타 지자체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이 왜 청주시의회 차원으로 승화되지 못할까?

많은 이들은 청주시의회의 무능과 무책임의 중심에 하재성 의장이 있고, 그의 의장으로서의 리더십에도 의문이 있다고들 말한다. 작년 일부 초선 시의원들이 주도한 주민숙원사업비 폐지 공청회에 대한 의회 건물 사용 불허 처분, 최근 미세먼지 특위 위원들의 사임서 제출 해프닝, 한범덕 시장의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에는 개의치 않는다' 식의 시의회 무시 발언에 대한 무대응 등에서 보듯, 하재성 시의장의 시민대변 의지, 동료의원들과의 소통 의지, 의회의 수장으로서의 리더십, 집행부에 대한 견제 의지 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 계속 빈발하고 있다. 자신의 의사, 이익과 같은 당 소속의 집행부 수장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가 수직적·수평적 책임성을 망각하고, 그 대표기관의 수장이 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 시의회와 수장은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지금이라도 시민의 대표기관과 그 수장으로서의 본연의 의무를 깨달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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