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신 제천시의원, 충북도교육청 부실대처에 '쓴소리'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제천의 고등학교 학교폭력 사태와 관련 "충북의 최고 교육수장인 교육감부터 통렬히 자기비판을 해야한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재신 제천시의원은 지난 11일 충북도교육청과 제천시의원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제천의 한 고교에서 불거진 학교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미흡한 대처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의원은 "제천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고 피해 학생도 찾아가 봤다"며 "아직도 의식불명 상태고 앞으로 정상적인 살 수 없을 거라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정말 일선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와 선생님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분노를 넘어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년 전부터 학부모가 호소했는데 학교는 정확한 사유도 없이 무단결석으로 정학처리를 했다"며 "최소한 (학생이) 왜 학교에 오지 않는지 물어보고 확인했어야 하는데 반성문만 받은 게 고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교폭력 사태는 그동안 권위의식 타파와 참교육실현의 미명아래 선생님들이 본인의 권리주장만 해왔고 책임은 전혀 지지않으려는 답습에서 비롯됐다"며 " 학생들을 지도·교육해야할 일선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쏟아야 할 열정과 노력을 사회단체 활동 등 밖에 투자하다보니까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김병우) 교육감님은 최고 수장으로서 통렬히 자아비판을 해주시고 감사를 통해서라도 일벌백계해 과거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한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제천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동급생을 잔혹하게 폭행했다는 의혹이 일어 교육당국의 조사와 함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 학생의 누나라고 밝힌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SNS에 '제천 집단학교폭력 및 유사강간'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동생의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했다.

A씨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장난 또는 실수로 넘길 수 있는 문제인지 봐 달라"며 "(동생을) 동네 샌드백 마냥 불러다 툭하면 술심부름·담배심부름을 시키고, 머리와 뺨은 기본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술을 먹여 자는 사람의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꽂아 불을 붙여 발등에 화상을 생기게 해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만들었다"며 "동생은 무서워 자는척하며 고통을 참았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소주병 등으로 신체 특정 부위를 가학적이고 잔혹하게 폭행하는 등 자신의 동생이 성적인 폭행까지 당해 고통을 겪고 있다며 호소했다.

A씨는 "심지어 가해자 부모가 수시로 전화를 걸어 판단 잘해라"라며 "아이들 아직 어려 실수 한 것이고 애들끼리 장난친 것"이라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피해를 입은 A씨의 동생은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학교폭력 SOS 지원단'을 구성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4~5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등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피해 학생의 가족에게 고소장을 접수한 제천경찰서도 피고소인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천에서는 지난해 10월 학교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집단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 여고생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또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을 괴로워하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학교폭력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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