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것 같다.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고 행복한 삶인지를 늘 고민하고 있으니 말이다.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빈손으로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러나 인생이 빈손인 줄은 알지만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은 돈과 권력, 명예를 공유하기 위하여 항상 번뇌와 고뇌로 밤을 지새우게 된다.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는 격언은 고금을 통한 진리라고 생각한다.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 제국과 이집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많은 땅을 정복하고 33세에 죽으며 남긴 유언은 '나 죽거든 무덤 밖으로 양손을 꺼내놓아라. 부와 권세와 명예를 다 가졌으나 죽을 때에는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모든 백성들에게 알게 하라' 였다. 알렉산더 대왕은 죽음 앞에서 진정한 삶의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살아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세계의 대부호요, 애플의 창시자인 스티브 잡스가 마지막 남긴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두운 방안에서 생명보조 장치에서 나오는 빛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웅웅 거리는 기계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죽음의 사자 손길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이제야 깨닫는 것은 평생 굶지 않을 정도의 부만 축적되면 더 이상 돈 버는 일과 상관없는 다른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평생에 벌어들인 재산을 가져갈 도리가 없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직 사랑으로 점철된 추억뿐이다."

구두쇠로 이름난 아랍의 한 대부호는 "사람은 본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나는 재산을 모으기까지 온갖 고생을 다 했지만, 단 한 푼의 돈을 가지고 갈 수 없구나. 남으로부터 얻어진 것은 그들에게 되돌아가야 한다. 내 전 재산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한 푼도 남기지 말고 나누어 주되 내가 죽은 날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시행하라"는 유서를 남겼다.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

일찍이 세기의 철학자요, 예술가이며, 예언가였던 솔로몬 왕은 이렇게 인생을 술회하고 세상을 떠났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가치를 다 가져본 솔로몬도 그것을 허무하다고 탄식했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조선 중기의 고승 서산대사는 '삶과 죽음'을 구름에 비유했다.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라고 했다.

갓 태어난 인간은 손을 꽉 부르쥐고 있지만 죽을 때는 펴고 있다. 태어나는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움켜잡으려 하기 때문이고, 죽을 때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세상에서 가지고 쓰던 것을 갈 적에는 다 버리고 가는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하는 진리를 명심하고 남에게 베풀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어차피 다 버리고 떠날 삶이라면 베푸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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