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임종일 충북과학고 교사

케미스트리(Chemistry)는 사전적의미로 화학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의미의 단어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화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Chem is try! 하나의 단어를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의미를 부여하면 다른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화학은 눈에 보이는 거시적인 관점과 부분에 해당하는 미시적인 세계에 관심이 많은 학문입니다.

화학을 이야기하는데 빠지지 않은 것은 화학반응입니다. 화학반응은 반응물들이 다양한 경로와 조건에서 생성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변화를 주어야만 일어나는 변화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화학에서는 엔탈피, 엔트로피, 평형상수 등 다양한 개념을 도입해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 화학에서는 이처럼 어려운 개념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케미스트리를 다른 의미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케미스트리를 줄여서 케미라고 부르는 것 대신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 또는 화학 반응'이라는 의미로 케미를 사용합니다. 특히, 드라마나 미디어에서 주인공들 사이의 관계에 이러한 케미라는 말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들 사이에 운명적인 관계가 있다면 '운명 캐미', 주인공과 악역 사이에는 '앙숙 케미', 예능프로그램 속 출연자들의 특징을 따 '멍돌 케미' 등 다양한 상황과 관계를 케미라는 공통적인 단어를 사용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학에서만 사용하던 케미라는 용어가 이제는 사회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이 둘 이 어떤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화학의 충돌이론에서는 원하는 생성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응물 사이의 유효충돌 이 일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유효충돌이란 활성화 에너지 이상을 갖는 입자들이 적당한 방향을 통해 충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유효 충돌을 통해야만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듯이 사람들 사이의 '케미'에도 이것과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임종일 충북과학고 교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힘을 모으고 의견을 수렴하고, 때로는 논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 과정에 사람들 사이의 '케미'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케미'를 단순하게 한 가지 의미의 용어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케미'가 좋은 경우 사람들은 시너지효과를 통해 1+1=2가 아닌 그 이상이 되는 결과를 얻어내곤 합니다. 좋은 케미를 형성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서로 만나고, 의견을 교환하고,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화학에서의 많은 충돌이 필요한 과정과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충돌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그 속에서 형성된 유대관계는 좋은 케미를 형성하는데 큰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제 케미라는 용어는 화학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다양한 사회 현상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과의 좋은 케미 형성을 통해 긍정의 시너지효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