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다양성보존협회

숲에는 여름 향이 가득합니다. 밤꽃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하면 여름은 이제 우리 등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됩니다. 강렬한 볕은 생명을 풍요로움으로 이끌어 가고, 사람들은 물가를 찾게 됩니다. 냇가는 아이들의 더위를 식혀주지만, 신비로운 생명이 사는 곳이기에 얼굴이 타는 줄 모르고 물고기를 찾아다닙니다.

옥화대는 청주시에 속한 한강의 상류입니다. 청주시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상당산성을 지나는 산줄기인 한남금북정맥이 지나갑니다. 산줄기는 물을 나눠주는 분수령이기에 능선의 방향으로 한강과 금강으로 나누어집니다. 금강의 물줄기는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무심천이고, 한강의 물줄기는 상당산성 있는 낭성면 일대의 감천과 미원면에서 발원하는 미원천이 만나 보은군 속리산에서 내려오는 달천과 합류해서 옥화대로 흘러갑니다. 달천은 괴산을 지나 충주호에 도착해 남한강이 되어 서울을 지나 서해로 흘러갑니다.

그동안 무심천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사실 옥화대의 달천에는 관심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청주시의 멸종위기종 담수어류는 한 종도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옛 기록이지 현재는 달천을 갖게 된 청주시는 2종의 멸종위기종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서식지가 바로 옥화대 일대입니다.

이번 5월, 6월 옥화대 어류 전수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주말에 실시하였기에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옥화대의 생명들을 만나고 있었지만 이 곳에 멸종위기종2급인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는지는 대부분 모릅니다.

옥화대 8곳을 선정해서 조사였는데 대부분 8경에 속한 부분이 선정되었습니다. 총 8개과 25종 1천265마리를 채집되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많은 종은 참갈겨니와 피라미였습니다. 참갈겨니는 산란시기와 맞물려서 물가 모래와 자갈을 다 헤집어 놓았습니다. 애석하게도 무심천에서 자취를 감춘 물고기도 참갈겨니입니다. 무심천을 포함한 미호천 일대에도 참갈겨니는 서식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갈겨니는 오염과 하천 생태환경이 변화되면 자취를 감추는 물고기입니다.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옥화대 일대는 입 주변이 빨간 새코미꾸리가 서식하는데 이 새코미꾸리는 임진강과 한강에만 서식하는 물고기로 옥화대가 한강이라는 것을 증명해줍니다. 또 한강의 상류를 증명해주는 두 종의 물고기가 더 채집되었는데 묵납자루와 가는돌고기로 모두 멸종위기종2급인 물고기입니다. 묵납자루는 몸의 색이 먹색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조개에 산란을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강 중·상류에 서식하는데 서식지가 한정되어 있어 법으로 보호하는 생물입니다. 가는돌고기는 흔하게 만나는 돌고기와 닮았지만 입이 둥글고 입 방향이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가는돌고기는 꺽지라는 물고기에 탁란을 하는데 이번 채집에도 꺽지가 27마리가 채집되었습니다.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이 13종으로 옥화대 일대는 준설이나 하천의 개발이 적어 다양한 물고기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달빛이 맑은 물에 투영되어 마치 하늘을 비추는 거울 같다고는 천경대의 이름은 이제 옛 이름이 되어갑니다. 물은 탁하고 냄새가 나는 하천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는 상류지역이 오염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보은에서 내려오는 달천 상류에는 대규모 축사들이 들어섰고 이 물을 따라서 펜션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상당산성 일대에서 발원한 하천도 탁색을 띠며 점점 생태하천과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이제 금강과 한강의 상류를 갖고 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하천의 중요성은 어떻게 지속적으로 관리하는가에 달렸습니다. 맑은 도시와 함께 언제나 맑은 물과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