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최초의 세대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최초의 세대
  • 중부매일
  • 승인 2019.06.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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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안창호 한국교통대 창업중점교수

전 세계가 스타트업(창업기업)의 열기로 뜨겁다.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을 중심으로 한 미국경제는 새로운 동력이 되어 G1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중관촌 창업거리'는 인근 칭화대와 북경대 학생들 뿐 아니라 제 2의 알리바바, 텐센트를 꿈꾸는 청년들로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일명 공시촌(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네)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평범한 삶'을 위해 '무한도전'을 꿈꾸는 청년들은 하루에 열다섯 시간씩 취업준비에 매달린다. 그리고 기본 경쟁률이 100대 1이 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연애, 결혼, 출산에 이어 집과 경력, 희망과 취미, 인간관계까지 모두 포기한 N포 세대가 됐다.

워렌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는 한국 공무원 열풍에 대해 "창의적 도전을 꿈꾸는 청년들이 계속 줄어든다면 향후 5년 안에 대한민국은 몰락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대표적인 위험으로 가계부채를 꼽는다. 이미 1천6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올해 또다시 증가폭을 늘리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중에서도 담보대출의 연체율까지 최근 꿈틀거리면서 소비 및 투자심리에도 공포가 배어 있다.

하지만 좀 더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고용, 소득의 문제다. 이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다. 기성세대가 주입시켜 놓은 '스펙을 쌓으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식의 희망고문은 멈춰야 한다. 청년 스스로도 '세상과 단절하며 청춘을 바쳐, 죽을 각오로 준비하면 자수성가 할 수 있다'는 최면에서 깨어나야 한다.

왜냐고?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니까. 지난 70, 80년대만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는 10% 미만이었다. 90년대 20% 이상 벌어지기 시작해 2017년에는 500인 이상 대기업 534만원, 5~9인 중소기업 258만원, 4명 이하는 174만원으로 격차는 점점 늘어났다. 반면 100대 기업은 전체 고용의 4%를 차지하지만 전체 이익의 62%를 가져갔다. 중소기업은 70%의 고용을 책임지고도 수익은 30%만 겨우 챙겼다. 당연히 너도 나도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이라는 울타리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오로지 취업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안창호 한국교통대 창업중점 교수.
안창호 한국교통대 창업중점 교수.

이스라엘은 '기업가 정신'의 국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패한 창업자에게는 첫 창업 때보다 더 많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자금지원을 약속한다. 실제로 텔아비브에는 매년 1천개의 창업기업이 탄생하지만 이중 2%만 살아남는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정부는 98%의 실패한 창업자를 지원하는 재원을 따로 관리한다. 실패의 책임은 전적으로 국가의 몫이다. 사회는 당연히 창의적 도전이 끊이질 않는다.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눈 독 들이는 스타트업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도 이스라엘 창업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기업인 오디오버스트에 삼성전자가 투자했으며, LG, 현대, SK텔레콤, 기아차 등 많은 기업들이 이스라엘로 달려가고 있다.

일자리, 소득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로 터부시 되는 사회가 계속 된다면, 머지않아 우리는 부모세대 보다 못 사는 최초의 세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몰락, 사회의 파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과 차별화 하여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경쟁이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얘기 하고 행동 할 줄 알아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넘어 사회적 용기를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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