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명심보감에 '나의 부족함을 말해주고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바로 나의 스승이요. 나의 장점만을 말해주고 항상 칭찬하는 사람은 나를 망가트릴 사람이니라.'는 구절이 있다. 순자는 '나를 꾸짖으며 대해주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고, 나를 올바로 대해주는 사람은 나의 벗이며, 나에게 아첨하는 자는 나의 적이다.'라고 말했다.

달콤한 말은 당장은 꿀맛 같지만 우리의 내면을 병들게 한다. 반면에 진심으로 충고해주는 쓴 소리는 당장에는 아프지만 자신을 성장케 한다고 한다.

배고픈 여우가 숲속을 지나가다가 치즈를 입에 물고 있는 까마귀를 만났다. 치즈를 뺏어먹고 싶은 여우는 까마귀를 칭찬해서 노래를 부르게 했다. 여우의 칭찬에 으쓱해진 까마귀는 입을 열고 신나게 노래를 했다. 까마귀가 입을 벌리자마자 치즈는 떨어졌고 여우는 까마귀를 비웃으며 유유히 치즈를 먹고 배를 채우고는 사라졌다.

'칭찬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칭찬에 현혹되어 자만에 빠진다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는 교훈을 주는 이솝 우화 '여우와 까마귀'이다.

권투선수가 챔피언이 되려면 무수히 많은 상대를 꺾어야만 한다. 상대를 이기려는 부단한 노력 없이는 챔피언이 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챔피언이 정말 감사해야 할 사람은 그가 싸워야 하는 많은 상대방인지도 모른다.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래서 그 상대방이 나를 성장시켜주는 것이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나에게 자꾸만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내가 발전을 하게 된다. 아무런 잔소리도 없고 반대의견도 없으면 자기가 다 잘하는 것 같아서 발전이 없다. 나를 비난하거나 야단쳐주는 사람이 있을 때 그리고 라이벌이 있을 때 사람들은 발전한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나에게 쓴 소리를 하면 싫어한다. 야단쳐 주는 사람이 없으면 안하무인 독불장군이 되어 조금도 발전할 수 없게 된다. 보통 우리는 잘한 일은 자신이 잘난 때문이고 잘못된 일은 남에게 돌리며 탓한다. 자식이 잘못된 길을 걸으면 친구를 잘못 사귄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모두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으로 돌리며 고치려 힘쓴다.

내 주변을 살펴보면 모든 면에서 귀감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타산지석으로 삼아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대상이 있게 마련이다.

탈무드에 보면 "나는 나의 스승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내가 벗 삼은 친구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내 제자들에게선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라는 말이 나온다. 공자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한 말은 학문을 하는 자의 올바른 태도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 '좋은 차는 입에 쓰다'는 옛말이 있듯이 누군가 듣기 싫은 얘기를 해 주는 것이 나에게 좋은 약이 되는 것이다.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나의 진정한 스승이 아닌가 생각한다.

키워드

#기고 #유종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