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승운 청양군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제25회 충남도민 장애인체육대회에서 청양군이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성적이다.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뒤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성적으로 무슨 생색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고를 보자면 1위보다 더 값진 결과다.
과거보다 관심이 많아지고, 인식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장애인 체육은 갈 길이 멀다. 전국의 지자체가 비슷한 처지지만 청양군은 인구, 재정, 인프라 등 어느 것 하나 불리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럼에도 청양의 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로 훈련에 임한 90여명의 선수와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해준 80여명의 자원봉사자, 물심양면 지원에 나선 군과 군민이 밑거름이 됐기에 청양 장애인 체육은 당당할 수 있었다.
이렇듯 온갖 어려움이 있음에도 장애인 체육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는 무얼까? 장애인에게 있어 스포츠는 복지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도 그렇지만 특히 장애인들이 손쉽게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의 여부는 그 사회를 선진과 후진으로 나누는 척도가 된다.
과거 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일방적인 수혜를 베푸는 형식이었다면 이제는 스포츠를 통해 세상에 떳떳하게 나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엄청난 것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식당 출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인도의 턱을 없애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된다. 이런 일들이 모이다 보면 장애인 전용 체육관도 지을 수 있고, 장애인 복지 향상 기회도 더 많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이 땀을 흘려가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좋은 복지는 없다. 그런 까닭에 청양군 장애인체육회는 내년에도 한 단계, 내후년에도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