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종이를 품은 달' 주제 서울 영인문학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변 벌랏마을에서 자연예술 창작활동을 하는 이종국 작가가 서울 나들이 중이다.

이종국 작가는 오는 30일까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에서 '종이를 품은 달'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갖는다.

영인문학관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의 부인 강인숙 전 건국대학교 교수가 운영하는 곳으로 매년 문학분야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어령 전 장관은 지난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명예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작가와 인연을 맺었다. 자연예술, 생명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이 작가의 창작활동을 응원해 왔으며 이번 전시는 이 전 장관의 후원으로 개최하게 됐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종이를 활용한 다양한 예술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세계 최초로 종이를 활용한 달항아리 전시다. 특히 대청호 등 4대강의 오염원인 녹조를 닥나무 껍질 등과 혼합해 종이를 만든 뒤 달항아리를 만드는 새로운 기법의 작품도 대거 선보인다.

이 작가는 이미 녹조를 활용한 문화상품 및 예술작품을 만드는 기술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닥나무를 활용한 종이를 생산하는 것보다 녹조를 활용하거나 녹조와 닥나무를 혼합해 사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달항아리와 소반, 접시 등 생활에 유용한 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으며 작품 제작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녹조를 문화재생 할 수 있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 작가는 20여 년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를 재배하며 한지를 뜨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대청호의 생태와 한지를 소재로 한 토요문화학교, 사회적 농업법인 등을 운영하면서 자연학교, 도시농부 프로그램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작가는 이 과정에서 대청호의 생태적 특성을 엿보게 됐다. 6~7월 장마가 시작되면 상류의 빗물이 마을과 마을을 지나고 논밭을 지나 대청호로 유입되면 수위가 올라가면서 수초들이 섞고 녹조가 발생한다. 녹조를 방치하면 호수의 오염원이 되는데 작가는 녹조를 수거해 그 물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인간과 자연의 부산물이고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터부시했지만 그 속에도 희망은 있었다. 점성이 뛰어났으며 닥나무나 톱밥 등의 물성과 융합이 용이했다. 옹기나 그릇 등의 형태를 만든 뒤 옻칠을 하고 그림을 그렸다.

이 작가는 "닥나무 종이는 느리게 살았던 과거의 일상과 삶을 닮았다면 녹조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적 일상과 고스란히 닮아 있다"며 "이 두 개의 조합은 새로운 창작의 유혹을 멈출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을 뿐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과 창조의 가치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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