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청주 자동차 판매사원 사기사건 피의자인 A(42)씨가 타 지점 이름을 빌려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 추가 확인돼 이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청주의 한 현대자동차 직영점에 근무하며 수십억원대 사기를 치고 잠적한 A씨는 최근까지 기아자동차 대리점 차량도 취급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챘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현대·기아차는 한 몸이라 특판행사도 함께 한다"며 "현금거래를 하면 10~20% 할인된 가격으로 차를 넘기겠다"고 거짓말로 현혹시켰다. 이후 기아차 대리점에는 정상절차로 차량을 구매하는 것처럼 속여 계약서 및 견적서를 받아냈고 이를 이용해 고객의 환심을 산 후 자신의 통장에 돈을 받은 것이다. 문제없이 계약절차가 진행되자 피해자들은 별 의심없이 돈을 건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기아자동차 대리점 판매사원의 영업용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며 고객들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대·기아차 공동 특판행사 등 A씨의 거짓주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태블릿PC를 제공한 기아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 B씨는 관행처럼 내려오는 영업방식(판매실적을 늘리기 위해 영업사원 끼리 손님을 주고받는 행위)이었기에 의심을 품지 않고 계약진행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아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는 "대리점에서는 볼 때는 정상적인 형태로 차량구매가 진행됐고 A씨 개인통장에 피해자들이 차량대금을 입금했기 때문에 범죄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다만 중대한 계약절차를 요식행위 정도로 여기는 영업 관행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대리점 자체 확인결과 피해자는 4명으로 확인됐지만 대리점과는 별건의 사기사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보상안은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법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있으나 A씨가 사기를 치는데 도움을 준 것은 맞다"며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다보니 자기 대리점 차가 어떻게 팔리는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직 피해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사람들도 많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총 20억이 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지금까지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27명이며 피해금액은 9억5천만원"이라며 "현재 A씨에 대한 소재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

#사기 #자동차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