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얼마전 충북 농식품 안테나숍 개장 행사가 있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다녀왔다. 베트남도 우리처럼 사계절이 있는데 현지는 여름이었다. 낮 최고 기온 37도, 체감온도는 50도. 습도까지 높아 숨이 탁탁 막혔다. 우리는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개장행사, 현지 간담회, 판촉행사 등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철저한 사전 준비 덕분이었다. 개장행사에는 관계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현지바이어, 매장관계자 등이 참석해 안테나숍의 선전을 함께 기원했다. 안테나숍에는 즉석식품을 포함한 음료류, 김치류, 과자류 등 20개사 42제품이 우선 입점했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신선과일도 추가 입점할 예정이다.

안테나숍은 판로촉진을 위해서 특정 지역에 전략적으로 개설한 점포를 말한다. 안테나숍에서는 제품을 해당 지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에 앞서 홍보, 판매, 설문조사, 바이어주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켓테스트와 정보수집을 한다. 이는 실제 시장 진출에 앞서 중요한 정보로 활용된다.

베트남 인구는 9천 600만 정도로 우리나라의 두 배 가까이 된다. 1인당 국내소득은 2천600달러 정도다. 우리나라로 치면 1986년 즉 30년전 수준이다.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쓰는 인삿말은 "밥 먹었느냐"이다. 그 시절 우리나라처럼 말이다.

베트남전 종전 후 외교관계가 단절됐던 양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베트남 선수단 파견이 계기가 돼 1992년 12월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했다. 이후 두 나라는 지금까지 문화적 경제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에게 베트남은 수출시장 규모 2위로 수출양은 326억달러다. 수입시장 규모는 4위며, 125억 달러를 차지한다. 현지에는 7천여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고 매년 1천여개 회사가 투자를 하고 있다.

베트남 하면 한류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K-POP, 전통음식 등은 현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거기에 박항서 감독이 현지에서 '바캉스 매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두 나라간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우리 도에서는 베트남 하노이에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안테나숍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9월부터 3개월 동안 농식품 60품목을 판매했다. 방문객 설문에 참여한 고객은 3천282명이며, 한류 열풍의 주축인 20~30대가 주를 이뤘다. 인기 품목은 쥬스(28%), 견과류(24%), 사과, 배, 포도 등 신선농산물(20%) 순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75%)이 재방문 고객이었다. 이들은 우리 제품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러한 평가는 현지판매 5억2천만원, 수출 2억1천만원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입점업체 가운데 5개 업체 14품목은 현지 매장에 정식 입점하게 됐다.

올해는 하노이 안테나숍의 운영기간을 작년보다 두 배로 늘려 6개월로 했다. 또한 특별히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시식회 등 판촉행사를 포함해 기업 방문 홍보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현지 바이어와의 매칭도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에 충북의 안테나를 세운 이상 우리의 목표는 확실하다. 이 안테나에 집중해서 현지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의깊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우리 기업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더 잘 판매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우수한 품질의 우리 제품들이 안테나숍을 통해서 그리고 한류라는 순풍을 만나서 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갈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베트남을 비롯하여 이웃한 동남아시아에도 안테나는 계속 세워질 것이다. 우리의 우수한 상품이 자리 잡는 그 날까지.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