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판단·탁월한 추진력… '과수농가 권익증진'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하면 사과, 사과하면 충주'라는 말은 이제 충주시민 뿐 아니라 전국민에게 익숙한 구호가 됐다.

그 만큼, 충주사과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는 말이다.

1905년께 처음으로 사과나무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진 충주지역은 우리나라 사과의 최고 주산지로서 자리잡았고 충주사과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품과일이 됐다.

충주사과가 이같은 명성을 얻기까지는 충북원예농업협동조합이 주춧돌 역할을 했다.

또 부실조합이라는 오명을 썼던 충북원예농협이 이같은 역할을 하기까지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조합을 이끈 박철선 조합장의 숨은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충북원예농업협동조합은 일제시대 사과를 재배하던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충주과물협동조합'을 모체로 발전한 조합이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4월 1일 '충주원예조합'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이후, 1982년 청주원예조합과 합병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현재 충주 본소를 포함한 16개의 사무소를 충북 전역에 두고 명실공히 충북과수 재배농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진정한 농협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충북원협은 조합원 3천500여 명과 준조합원 2만5천여 명을 보유한 충북 유일의 품목농협이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조합 직원이 거액의 횡령사건을 일으켜 구속되는 등 큰 파동을 겪었고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 간 불신풍조가 만연했다.

조합원들끼리 패가 나뉘어 서로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잠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조합 내홍이 격화되면서 조합장들은 대부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수시로 바뀌었으며 조합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집행부의 경영능력 부재까지 겹치면서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부실조합이 됐다.

이처럼 조합이 존폐의 기로에 놓여 막중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기에 등장한 인물이 박철선 조합장이다.

박철선 충북원예농협 조합장

박 조합장은 당초 1977년부터 충주공업전문대학에서 전산직 직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충주시 산척면에 9천200㎡ 규모의 사과과수원을 조성해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충북원협과 인연을 맺게 됐다.

평일에는 대학에서 근무하고 새벽과 주말, 휴일에는 시간을 쪼개 자신의 과수원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사과농사를 지었다.

1999년 22년 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한 그는 2003년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초대 직선 조합장으로 당선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조합장에 당선되자마자 가장 먼저 조합원 간의 고질적인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는데 주력했다,

한밤중에도 조합원들을 찾아가 조합 정상화를 위해 힘을 합쳐줄 것을 부탁했고 이미 무너진 조합 집행부의 신뢰를 다시 쌓는데도 최선을 다했다.

그의 밤낮없는 노력은 기적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만년적자를 기록했던 조합이 2003년 박 조합장이 들어서자마자 흑자경영으로 돌아선 것이다.

충북원협은 박 조합장이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16년 동안 단 한 번도 1등급 조합의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다.

박 조합장은 한 번 계획한 일에 대해서는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풍물시장에 있던 낡고 비좁았던 조합건물을 2010년에 현재의 위치인 연수동으로 신축, 이전했다.

여기에 함께 들어선 하나로마트에서는 지역민들에게 질좋은 농산물과 각종 생활용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2008년에는 거점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하고 2012년에 증축공사를 완료해 과수농업에 획기적인 유통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1996년 준공된 과채류가공공장에서는 사과와 딸기, 당근, 배 등의 과채류를 농축액과 주스로 가공해 과수농업인들의 소득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2006년에 과수수출단지 기반시설을 준공하고 수출에 주력해 2009년에 사과수출 100만 불을 달성했다.

충주사과는 대만 수출에 이어 지난 2011년부터 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에 수출길을 텄고 두바이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충북원협이 과수농업인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은 직접 과수농사를 짓고 있는 박 조합장이 누구보다 그들의 애환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전국적으로 발생한 동상해로 낙과현상이 심해 과수농민들이 큰 시름에 잠겼을 때 박 조합장은 과수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곧바로 농림축산식품부로 달려가 "이번 낙과현상이 과수농입인들에게는 재난수준"이라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다.

또 농협손해보험과 중앙회에도 이 같은 의견을 강력히 건의해 낙과가 봄철 동상해로 인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결국 낙과피해 농민들이 보험금을 수령하게 됐고 충북지역에 지급된 보험금만 총 227억 원이나 된다.

충북원협은 박 조합장이 들어선 뒤 모든 부문에서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

조합장 당선 이듬해인 2004년에 농협중앙회 선정, 유통개혁대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는 경제사업 1천500억 원 달성탑을 수상하고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6년 연속 충북원협 사과브랜드인 '프레샤인'이 사과부문에서 국가브랜드대상 수상했다.

2011년 창립 제 50주년을 맞아 총화상을 수상하고 2012년에는 2011 농산물 판매사업 1천500억원 달성탑을 받았다.

또 2013년 품목농협 전문화 부문업적평가에서 1위를 수상하고 2014 대한민국 소비자대상(소비자경영부문)을 수상했으며 2015년에도 농산물 판매사업 2천200억 원 달성탑과 농협APC 연도대상 본상 수상, 하나로마트 매출 300억 원 달성탑 수상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뤘다.

2016년 농·축협종합업적평가에서 최우수상 수상하고 올해는 창립 제 58주년을 맞아 농협 최고의 영예인 총화상을 수상하게 됐다.

충북원협이 이룬 성과는 일일이 기록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으며 여기에는 뚝심으로 밀어붙인 박 조합장의 저력이 뒷받침됐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5선 조합장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 조합장은 충북원협에 기여한 공로로 2005년에 철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2012년에 제 11회 충청북도 도민대상(산업경제부문)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농협중앙회 이사를 8년이나 역임한 박 조합장은 현재 한국과수농협연합회장과 (사)한국사과연합회 회장, 농식품부 산하 사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올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핵심과제 수립 및 추진 등을 경영방침으로 정해 어려움에 처한 과수농업인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또 경영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윤리 및 책임경영체제 강화로 신뢰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박철선 조합장은 "충북원협이 전국 제일의 품목농협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조합원과 임원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동반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더 나은 조합을 만들기 위해 힘이 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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