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권위자 오창식 교수 초청 긴급세미나
38번 국도 따라 확산중…약제방제 효과 60~80% 불과
충주·제천에 발병집중 이유는 자연·인위요인 복합 작용

과수화상병의 국내 최고권위자인 오창식 경희대 교수가 2일 충북대학교 첨단바이오연구센터에서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충북사과산학연협력단 공동 주최로 열린 과수화상병 긴급세미나에서 과수화상병의 발생 특성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김용수
과수화상병의 국내 최고권위자인 오창식 경희대 교수가 2일 충북대학교 첨단바이오연구센터에서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충북사과산학연협력단 공동 주최로 열린 과수화상병 긴급세미나에서 과수화상병의 발생 특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과수화상병 피해가 충북 충주와 제천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수화상병에 대한 인식 부족과 교육 부재가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유일한 과수화상병 권위자인 오창식 경희대 원예생명공학과 교수는 2일 충북대 첨단바이오연구센터에서 마련된 긴급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오 교수는 2005년 미국 코넬대에서 화상병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오 교수는 이날 "충북 제천지역의 경우 지난해 6~7월 백운면에서 처음 발생해 매몰처분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또 발생한 것을 보면 농가들의 화상병에 대한 인식이 낮고 대비가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농가의 인식과 사회적 압력이 자발적 신고와 확산억제로 이어지는만큼 화상병의 위험성과 관리방안 숙지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2일 현재 도내 과수화상병 확진판정 농가가 충주, 제천, 음성 등 123농가로 피해면적이 88㏊에 달하자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충북사과산학연협력단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올해 유독 충북지역의 피해가 큰 이유에 대해서는 자연확산(비·바람, 화분매개곤충)과 인위적 요인(감염묘목, 전정·적화)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시했다.

오 교수는 "2015년 경기 안성에서 첫 발생한뒤 2018년 급격히 퍼졌고 그중 충북은 지난해 첫 발생한뒤 올해 피해가 특히 집중됐다"며 발생지역이 38번 국도를 따라 벨트모양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안, 안성지역은 확산이 억제되는 양상이지만 충북은 제천, 충주의 경우 확산중인데 자연적인 요인에 의한 전염요인도 있고, 전정이나 적화작업에 의한 인위적 요인도 있어 복합적이라 우려가 크다"고 제시했다.

배보다 사과가 확산속도가 빠른 점도 피해를 키웠다고도 덧붙였다.

과수화상병의 국내 최고권위자인 오창식 경희대 교수가 2일 충북대학교 첨단바이오연구센터에서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충북사과산학연협력단 공동 주최로 열린 과수화상병 긴급세미나에서 과수화상병의 발생 특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과수화상병의 국내 최고권위자인 오창식 경희대 교수가 2일 충북대학교 첨단바이오연구센터에서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충북사과산학연협력단 공동 주최로 열린 과수화상병 긴급세미나에서 과수화상병의 발생 특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현재의 방제법인 매몰지 주변 약제방제에 대해서는 방제효과가 60~80%로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오 교수는 "화상병 확진 과수원에 대해서는 반경 100m 이내 과수를 모조리 5m 아래 땅속에 묻고 매몰한뒤 약제방제를 하는데 약제를 쓴다고 병이 죽는 건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치료목적보다 예방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방제시기를 변경할 것도 제안했다.

오 교수는 "사전 방제방식을 개화후 5일 후, 일주일 후가 아니라 개화기 때 살포하고 비·바람이 많이 분 다음날 약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세균병이다 보니 물과 높은 기온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서 비가 온뒤 약제를 살포하면 효과가 크다"고 조언했다.

앞으로는 피해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 교수는 "화상병 비발생지역의 경우 농가들의 인식이 여전히 매우 낮고 화상병에 대한 대처가 매우 미흡해 확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비발생지역의 경우 발생 시·군으로부터 묘목 유입이나 전정교류 불허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사과의 경우 '후지'품종이 전체 70% 이상인데 화상병 저항성이 낮아 확산 가능성이 더 높다고 언급했다. 여기에다 화상병을 옮기는 세균(그람음성세균)의 최적생육온도가 21~28도로 37도까지 생존이 가능해 당분간은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오 교수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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