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후 사채 빚 갚기 위해 범행 계획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속보= 청주에서 수십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이고 도주한 현대자동차 판매사원이 경찰에 자수했다. <본보 6월 25·26·28·7월 1일 보도>
청주흥덕경찰서는 차량할인 판매 등을 미끼로 고객들의 돈을 가로챈 A(42)씨가 3일 오전 1시 6분께 자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직영점 판매사원으로 16년간 활동하며 고객들과 친분을 쌓은 A씨는 "본사 특별판매팀에 당숙어른이 있어 현금으로 차량대금을 지급하면 차를 싸게 살 수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또 기아자동차 대리점 판매사원 명의를 빌려 기아차 구매고객에게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자신의 개인통장으로 대금을 받은 후 지난달 17일 잠적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규모는 35명에 1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피해자들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경찰은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A씨의 뒤를 쫓았다.
경찰수사에 부담을 느낀 A씨는 도주 보름여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술집을 운영하다 실패한 후 사채 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간 차량대금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해온 A씨는 최근 현대자동차 자체 감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범행을 저지르고 잠적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계자는 "도주 직전인 지난달 14일 자신의 거주지를 상당구에서 흥덕구로 옮기고 개인재산을 처분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며 "자신의 형량에 대한 고민 및 자녀들에 대한 걱정 등으로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씨 통장을 살펴본 결과 잔액은 거의 없었다"며 "가족이 사는 집 등도 명의를 옮겨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들은 "A씨가 경찰에 붙잡힌 만큼 피해자들이 모여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 대리점에 대한 보상 문제를 논의 중이다"며 "현재까지 기업의 대응이 미온적인 만큼 소송도 불사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직 경찰에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다며 추가 고소장 접수를 계획하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