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 정확한 주문-생산-납품으로 매출 ↑ 경쟁력↑
도입후 月1억원 절감…올해 매출 40억원 증가 기대
실시간 작업량·주문량·불량률·재고량 한눈에 파악
다품목 생산 화장품업종 적합…주문량 99.9% 맞춰

㈜제니코스 제조작업 모습. / 제니코스 제공
㈜제니코스 제조작업 모습. / 제니코스 제공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화장품 OEM·ODM 생산 및 연구개발업체 제니코스㈜(대표 문기광)는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한달에 1억원의 수익을 더 보고 있다. 이에 매출이 늘어 지난해 410억원에서 올해 450억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체 개발한 생산관리시스템으로 주문수량을 99.9% 맞추면서 재고 제로화, 불량률 감소, 원가 절감,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고 매출증대로 나타난 것이다.

5년전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청주 오창산단 ㈜제니코스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미정
5년전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청주 오창산단 ㈜제니코스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미정

주문-생산-발주-불량 현황 '실시간' 확인

자체 개발한 '제니코스 MRP(생산자원관리)시스템'에서는 모든 공정상황을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간대별로 어떤 라인에서 어떤 제품을 누가 작업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작업했는지, 언제 끝날 예정인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현장에 가서 일일이 지시할 필요가 없고, 페이퍼를 들추며 재료 입·출고를 관리할 필요도 없다.

'제니코스 MRP시스템'에서는 주문관리, 생산관리, 자재 발주, 자재관리, 이상·불량 관리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업무 지시도 이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제품별로 주문량, 작업량, 납품요청일, 종료일 등의 정보가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하루 작업량, 하루 작업시간, 작업속도, 목표속도 등의 데이터가 바로바로 산출돼 경영관리가 수월하다. 이는 생산성 증가에 기여한다.

"저희는 현장에 종이가 없어요. 모든 지시가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니까 모니터와 태블릿을 보면서 업무를 해요. 현장에 일일이 갈 필요가 없죠."(박재덕 상무·총괄임원)

㈜제니코스 화장품 생산 모습. / 제니코스 제공
㈜제니코스 화장품 생산 모습. / 제니코스 제공

5년전 도입…올해 매출 30억원 증가 예상

제니코스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건 5년 전이지만 구상단계는 그 이전이다. 4차례에 걸쳐 도입했고 정부지원금 2억원, 자체 자금 8억원 등 총 10억원을 투입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효과를 보기 시작한 건 올해 초다.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주문수량을 99.9% 맞추면서부터다. 정확한 주문-생산-납품으로 얻어지는 수익이 한달에 1억원에 달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1만 개 주문이 들어오면 1만 개보다 더 많이 생산하니까 재고가 쌓였고 로스(불량)가 있으니까 8천개만 납품했었죠. 납품량이 주문수량의 80%에서 지금은 99.9%를 맞추니까 매출이 늘어나는 거죠."(박재덕 상무)

당초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연간 4억원 정도 원가절감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연간 12억원이 될 것으로 제니코스는 보고 있다.

"김밥을 싸려고 재료들을 준비했는데 단무지만 남으면 김밥을 더 쌀 수가 없잖아요. 단무지를 적게 샀어야 했거나 단무지 말고 다른 재료들을 더 샀어야 했죠. 스마트공장은 어떤 재료가 얼마나 부족한지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로스가 없는 거죠."(박재덕 상무)

제니코스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품목만 25개 내외. 한달이면 신제품 30~50개를 포함해 총 300여개 품목에 달한다. 화장품 원료만 2천가지가 넘는다. 생산제품이 다양하다 보니 정확한 주문과 생산, 납품이 필수라는 생각에 스마트팩토리를 선택했다.

㈜제니코스에서 생산한 제품 보관실. 한달에 300여개 품목을 생산한다. / 김미정
㈜제니코스에서 생산한 제품 보관실. 한달에 300여개 품목을 생산한다. / 김미정

목표는 '속도' 아닌 '정확성'

제니코스가 원하는 것은 일을 빨리 하는 '속도'가 아니라 목표를 맞추는 '정확성'이다. 즉 예측가능한 업무프로세스다.

그런 의미에서 화장품업종이 스마트공장 도입에 최적이라고 피력했다. 화장품은 원료 함량, 투입 순서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정확성'이 생명이라는 것이다.

박 상무는 "기업의 생산성을 '속도'로만 보는데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빨리 하다 보면 불량이 나오고 클레임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자동화'와 헷갈려하는데  단일품목 대량생산 업종이라면 자동화(기계화)가 유리하지만 스마트화는 한 사람이 동시에 담당하는 일의 영역이 훨씬 넓은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도 하고, 문자도 보내고, 스케쥴 관리, 게임, 채팅 등을 다 하는 것과 같아요."(박재덕 상무)

㈜제니코스 포장작업 모습. / 제니코스 제공
㈜제니코스 포장작업 모습. / 제니코스 제공

변화의 두려움 벗어야

변화에 대한 두려움,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다. 인력감축 우려도 컸다. 지난해 하반기,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스마트공장 도입과정에서 가장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생산관리책임자, 생산관리 등 3명이 회사를 떠났다.

도입 이후 인력감축은 없었다. 생산과정이 체계화되면서 불필요한 업무가 줄어 노동생산성은 높아졌다. 늘어난 매출은 특별상여금으로 보상받고 있다.

제니코스는 2002년 4월 설립돼 현재 직원 87명을 두고 있다. 

청주 오창산단에 위치해있는 화장품제조업체 제니코스㈜ 전경. / 제니코스 제공
청주 오창산단에 위치해있는 화장품제조업체 제니코스㈜ 전경. / 제니코스 제공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관리 운영하고 있는 박재덕 ㈜제니코스 상무(총괄임원). / 김미정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관리 운영하고 있는 박재덕 ㈜제니코스 상무(총괄임원). / 김미정 

[인터뷰] 박재덕 제니코스 총괄임원
"원가상승·최저임금 인상 속 생존전략"



박재덕 상무(총괄임원)는 스마트공장을 '생존전략'에 빗대 표현했다. 그는 스마트공장 구상부터 '제니코스 MRP시스템' 자체 개발, 도입, 관리,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우리같은 중소기업은 바로 타격을 받습니다. 앞으로 원가는 계속 올라가고 인건비는 높아질 것이 뻔한데 내부적으로 효율화해서 비용절감을 하지 않으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가 없거든요. 스마트공장은 중소기업에게 '생존전략'입니다. 좋든 싫든 도입해야 하는…"

특히 화장품제조업, 식품제조업 같은 노동집약적 업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업종 특성을 반영해 기업마다 다르게 맞춤형으로 적용할 것도 조언했다.

"기업은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직원들에게 일을 더 많이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 시스템만 준수한다면 인력충원이나 근로시간을 늘리지 않더라도 효율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제니코스의 스마트공장화는 아직 '진행중'이라고 그는 말한다. 2년후쯤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한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전 부문에 걸쳐 전부를 다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앞으로 10억원은 더 들어갈 것 같아요."

성공 여부는 경영진들의 역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변화를 유도하고 직원들을 교육하는 일은 경영진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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