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ㆍ제천ㆍ음성 확산… 피해 면적 축구장 118개
38번 국도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벨트모양 이동 양상
역학조사결과 3~8년전 감염 묘목서 병원균 유입 추정

음성군 과수화상병 발생 모습. / 중부매일DB
음성군 과수화상병 발생 모습. 과수화상병이란 잎, 꽃, 가지, 줄기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말라 죽는 병으로 국가에서 관리하는 식물전염병이다.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과수화상병이 충북 과수농가를 강타했다. 전국 피해농가의 90%가 충북에 집중되고 있다. 과수화상병이란 사과, 배를 중심으로 잎, 꽃, 가지, 줄기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말라 죽는 병으로 국가에서 관리하는 식물전염병이다. '과수계 구제역'으로 불리지만 치료약도, 예방약도 없는 것이 문제다. 충북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과수화상병의 2015년 이후 확산경로, 발병후 처리체계, 농가의 손실보상 적절성 등을 3차례 짚어본다. / 편집자

올해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피해면적은 축구장 118개 면적에 달하고 있다. 오는 7월 하순까지는 과수화상병이 확산될 기세여서 앞으로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충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진흥청, 충북도 등의 자료를 종합해 2015~2019년 과수화상병 발생 특징을 분석해봤다.

전국피해 90% 충북에 쏠려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확진농가는 7월 8일 현재 119농가, 84.1㏊에 달하고 있다. 전국 137농가, 피해면적 93.5㏊와 비교하면 충북에 농가는 86.8%, 면적은 89.9%가 집중된 것이다. 이는 충북 전체 사과농가의 2.2%, 사과재배면적의 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과산업 기반을 흔들고 있다.

도내에서는 충주시 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의 피해가 도내 전체 피해의 9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은 위아래로 인접해있으면서 전정·적화작업 인력이 중복돼 사람에 의한 감염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고 있다.

제천시 백운면은 2015년 도내에서 첫 화상병 발생지역으로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감염이다. 올해 첫 발생지역은 제천시 백운면 옆 충주시 산척면 사과농장으로 지난 5월 24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송용섭 충북도 농업기술원장은 "올해 충북 화상병 발생원인은 역학조사 결과 충주시 산척면에서 3~8년 전 감염된 묘목 식재로 병원균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충북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2015년부터 2018년과 2019년 시·군별 발생 위치도. 빨간색 점이 과수화상병 발생지점. 2016년과 2017년에는 도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 그래픽 중부매일
충북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2015년부터 2018년과 2019년 시·군별 발생 위치도. 빨간색 점이 과수화상병 발생지점. 2016년과 2017년에는 도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 그래픽 중부매일

38번 국도 따라 벨트모양 확산중

2015~2019년 전국 확산 양상을 분석해보면 38번 국도를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벨트모양을 띄는 점이 특징이다. 경기 안성, 충남 천안에서 시작해 충북 충주와 제천을 거쳐 강원 원주시와 평창군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안성, 천안지역은 화상병 발생이 감소추세인 반면, 제천, 충주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피해지역은 해를 거듭할수록 피해지역의 주변으로 번지고 있어 내년에는 올해 피해규모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균 잠복기가 수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달하기 때문이다.

올해 발병한 전국 5개 시·군 중 충북은 3개 시·군이 포함됐다. 올해에는 음성군이 추가돼 충주 59농가, 제천 53농가, 음성 7농가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충북에서 과수화상병이 첫 발생한 건 2015년 제천시 백운면에서다. 당시 피해는 1농가, 0.8㏊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35농가(충주 3농가, 제천 32농가) 29.2㏊로 늘어났고, 2019년에는 1년만에 농가는 3.4배, 피해면적은 2.8배나 불어났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과수화상병 국내권위자인 오창식 경희대 교수는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제천의 경우 2015년, 2018년에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또 발생한 것을 보면 농가들의 화상병에 대한 인식이 낮고 대비가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식부재와 교육·홍보 부족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발생 시기 2018년과 2019년 비교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발생 시기 2018년과 2019년 비교

6월 3~12일 열흘간 절반 발병

과수화상병은 6~7월에 집중된다. 실제로 충북지역 발생시기를 보면 6월 3~12일 열흘간 총 57건이 발생해 올해 충북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의 48%가 이 시기에 몰렸다. 6월 7일(12건), 6월 3일(11건), 6월 10일(10건)에 최다 발생했다. 세균번식 최적 조건이 25~29도 기온이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백영목 지도관은 "과수화상병은 5월 하순에 시작해 7월 20일 이후부터 꺾인다"며 "간혹 8~9월, 11~12월에도 병징이 발현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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