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법을 생각 한다
제헌절, 법을 생각 한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7.09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세상] 장영주 화가·국학원 상임고문

최근 강대국에 둘러싸여 요동치는 한반도의 국제정세 속에서 자력, 자강의 국력신장이 더욱 절실하게 요망된다. 혹자는 무역보복을 시작한 일본의 총공세가 임진왜란의 재판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외환(外患)의 강풍 속에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국내질서가 허물어지는 내우(內憂)이다. 법질서 실현에 대한 철저한 자가 점검이 있어야 엄혹한 국제정세를 이겨나가고 나라를 굳게 일으킬 수 있다.

7월은 한해의 절반이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는 첫 달이며 17일은 제헌절이다. 법(法)은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뜻이다. 우리 선조들의 법 관념은 어떠했을까? 고구려는 '먼저 온 것은 법이 되고 새로운 것은 존중받는다'라고 가르쳤다. 고구려는 '전통의 법은 살리고 새로운 것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옛 것과 새 것의 절묘한 융합이라는 슬기로운 생명의 법으로 나라의 정치규범을 삼아 오랫동안 동북아시아 문화의 중심국이 될 수 있었다. 그런 고구려인들이 아침, 저녁으로 애국가처럼 불러 기꺼이 법으로 지켰다는 '다물흥방가(多勿興邦歌)'를 살펴본다.

"먼저 간 것은 법이 되고 뒤에 오는 것은 위가 된다. 법은 나지도 죽지도 않고 비록 위에 있다 해도 귀함도 천함도 없다. 사람 안에 천지가 하나로 존재하며 마음과 정신의 근본도 하나이다. 그러므로 빈 것과 가득 찬 것은 같으며 정신과 사물은 둘이 아니다.(-략-)

내 자손이 나라를 위하니 태백교훈이 내 자손의 스승이 된다. 태백교훈이 모두를 고르게 가르치는 스승 되니 그 가르침은 늘 새롭다." (태백 일사)

그들은 이러한 '완성의 법'의 문화를 고조선의 단군들로부터 이어 받았다. 단군 왕검께서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여시면서 '단군팔조교'로 법을 펼치셨다. 그 중 첫 번째 가르치심이 바로 천법에 관한 정의다.

"하늘의 법은 오직 하나요, 그 문이 둘이 아니다. 너희는 오로지 순수한 정성이 하나같아야 하며, 이로써 너희 마음 안에서 하느님을 뵙게 되리라."

꽃은 스스로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꽃 피어남'에 안주하지 않고 열매 역시 마찬가지이다. '열매 맺음'으로만 남아 있다면 어찌 다른 생명에게는 과육을 제공하고 자신은 씨앗을 퍼트려 나무라는 전체의 생명으로 물처럼 흘러갈 수 있겠는가. 법을 지키는 마음은 곧 생명을 품고, 키우고, 사랑하는 자연의 마음과 다름이 아니다.

원암 장영주<br>
장영주 화가·국학원 상임고문

좌, 우의 대립을 넘어 법을 지혜롭게 지킬 때, 나와 우리와 모두의 생명도 지켜나갈 수 있다.

이러한 고구려인의 가르침은 단군조선 이전부터 이어져 왔고 발해와 통일신라를 통해 고려 초기까지 전수된다. 고려, 근세조선은 불교와 유교라는 통치이념으로 외래 사상에 의한 사대주의로 함몰되어가지만 백성들의 가슴에 서려있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법도는 지하 수맥처럼 면면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정치 리더들의 부패와 안일하고 우매한 법 집행으로 결국 나라를 잃었고, 국체회복을 위한 국민들의 시도는 다각도로 계속 되었다.

정치는 사심없이 정신과 물질의 밸런스를 맞추는 법 집행의 역할을 해야한다. 정치는 종합학문이고 종합예술이며, 양심을 살리는 교육이고, 완성을 추구하는 즐거운 게임이 되어야 한다. 성공에서 완성으로, 경쟁에서 상생으로, 소유에서 관리로, 지배에서 존중으로, 사익에서 공익으로의 삶의 정법(正法)이 다시 서야한다. 그리하여 생명을 널리 이익되게 하는 홍익인간의 법도(法度)로 완성된 사회, 이화세계를 결단코 이루어야 한다. 성공중심이 아닌 완성중심의 법이 대한민국의 정치문화가 되어 전 세계로 수출될 때, 우리나라는 결국 세계정신문화 중심국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완성중심의 나라를 건립했던 선조들의 DNA를 이 몸에 간직하고 이제, 이 지구에 태어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