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늘고 불량 감소 '매출 급증'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청주테크노폴리스 산단에 위치한 자동차용 플라스틱 사출품 제조업체 '㈜ATS'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생산량 20% 향상, 불량률 30% 감소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매출이 2015년 290억원, 2016년 388억원, 2017년 478억원, 2018년 620억원으로 늘었고, 2019년 700억원, 2020년 78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 불량률 50% 감소다.
◆하루 15만개 생산 '정확성'이 관건
"숫자 하나만 잘못 입력해도 1천개가 1만개가 돼요. 치명적인 실수죠."
자동차부품 중 클립(Clip)·파스너(Fastener)분야 점유율 국내 1위인 ATS는 엄지손톱만한 크기부터 다양한 크기와 모양, 재질, 기능, 컬러의 자동차부품 400여개를 생산하고 있다. 거래업체만 300개, 한달에 납품하는 제품의 갯수만 1억개에 달한다. 이처럼 300여개 거래업체에서 400여가지 품목을 다양한 방법으로 발주하다 보니 정확한 주문-제작-납품이 원가절감의 핵심이다. 다시 말해 재고량, 생산현황을 알 수 없으면 발주 수량, 납품기일을 맞추기가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다.
또 이들 자동차부품은 소음저감, 진동방지, 이탈방지를 위해 고도의 정밀도와 물성을 필요로 하는 매우 정밀한 사출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0.01㎜까지도 정확해야 한다. ATS가 스마트팩토리를 선택한 이유다.
2004년 창업한 ATS는 진천군 문백면 본사를 2017년 10월 지금의 청주테크노폴리스산단 내로 확장 이전하면서 공장설계부터 스마트팩토리시스템을 적용했다. MES(생산실행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에 따라 제품별로 작업지시 대비 작업량, 불량검사, 생산, 정상제품, 목표달성률 등이 실시간 집계된다. 중앙모니터에는 불량검사 진행률과 불합격 '0건'이 수시로 업로드된다. 사출성형기 1대에서는 15초마다 40개의 클립&파스너 제품이 만들어진다. 총 20대 사출성형기에서 하루 총 300만개가 생산되는 셈이다.
이재진 ATS 대표는 "재고로 갖고 있는 것이 한달에 10억원이 넘었다"며 "스마트공장을 완벽하게 도입하면 재고율이 30% 정도 절감돼 월 1억원 정도 원가절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고 감소, 원가절감을 통해 늘어난 수익은 연구개발에 투자해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ATS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공장 시범공장에 선정돼 내년 1월까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중기부에서 3억원, 충북도에서 6천만원, ATS가 3억원을 투자한다.
◆납기일이 생명신뢰 확보하니 주문 쇄도
자동차 한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2만개. 어느 하나의 부품이라도 빠지면 완성될 수 없다. 그래서 자동차업계에서 납기일은 생명과 같다. ATS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정확하게 납기일에 맞추면서 '신뢰'를 얻어 동종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자동차 생산량은 전반적으로 줄고 있지만 ATS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는데 발빠른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신뢰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ATS는 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의 또 하나의 장점은 기계별 생산률 파악을 통해 기계 이상을 미리 알아 대비할 수 있다. 사람이 일일이 육안으로 불량 여부를 체크했지만 하루 3회 불량검사를 통해 불합격제품 제로화를 실현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품생산빅데이터를 분석해 중장기적 플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기별, 계절별, 거래업체별 주문트렌드를 읽어내 향후 신제품 개발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워라밸 실현에 한몫
스마트팩토리 구축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직원들은 빨리진 퇴근시간, 개인시간 확보를 꼽았다. 워라밸 실현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다. 도입 이전에는 퇴근시간이 밤 9~10시였지만 도입 이후 저녁 6시반으로 앞당겨졌다. 직접 창고에 가지 않아도 사무실에서 주문에 따른 대응이 가능하고, 생산실적을 일일이 액셀에 입력하는 시간,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 때문에 창고에서 실재고를 파악하는 시간 등 루틴한 업무가 줄었기 때문이다.
야근이 없어진 덕분에 회사내 동아리활동이 활발해졌고 외국어공부 등을 통해 개인역량이 강화됐다. 동아리활동비, 학원비, 자기계발서적 구입비 등은 회사가 지원하고 있다.
이영호 생산관리팀 차장은 "직원들이 반복적이고 루틴한 업무에서 해방되니까 신시장 개척이나 신사업 확장 같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업무를 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발 있었지만 매출 늘자 공감대 형성
2014년 첫 도입후 정착까지는 2년의 시간이 걸렸다. A직원이 B제품을 몇개 생산했는지를 종이에 손으로 적어서 엑셀파일 등에 기록해 관리해왔던 방식에서 터치스크린에서 작업자코드를 입력하면 누가 언제 어떤 제품을 얼마나 작업했는지를 한눈에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방식으로 대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현장작업자 평균연령이 50~60대로 새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직원반발도 적지 않았다. 2년간 전체교육, 개별교육 등을 거쳤다. 이후 스마트공장 도입후 매출이 늘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직원들도 호응했다.
이영호 차장은 "주판 튕기던 사람에게 컴퓨터 갖다주고 일하라는 것처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적응해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수많은 톱니바퀴가 같이 돌아가야 하는데 하나의 톱니바퀴가 안 돌아가면 성과를 낼 수가 없으니 함께 가야 한다"는 대표의 마인드가 확실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중소기업 미래이자 경쟁력
이재진 ATS 대표 인터뷰
"지금같은 최저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 상황에서는 공장이 스마트해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스마트공장' 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데 이 파도를 탈 것인지, 이 파도에 뒤집혀질 것인지 기로에 서있습니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저희는 파도를 타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고 파도를 이길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재진 ㈜ATS 대표는 스마트팩토리를 '중소기업의 미래'이자 '경쟁력'이라고 표현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날처럼 사람이 수작업해서는 경쟁할 수가 없어요. 글로벌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생산성은 높이고 원가는 낮춰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스마트공장 도입에 있어 이재진 대표의 확고한 의지가 추진동력이 됐다. LG화학 울산공장장 출신인 그는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중소기업중에서 단연 앞섰다.
"4~5년 전 미국의 자동차부품 중 알루미늄 힐 제조공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사무실에서 현장의 생산현황 등을 모니터로 다 보고 있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앞으로는 스마트팩토리로 가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ATS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용 플라스틱 클립제품의 국산화를 최초로 성공시킨 기업으로 유명하다. 선제적 경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이 대표는 스마트팩토리의 최대장점으로 생산현황의 실시간 공유, 목표량 설정에 따른 작업효율성을 꼽았다.
"생산 전 과정이 전산으로 관리되고, 리얼타임으로 전 직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생산품질이 좋아져요. 현장에서 진행되는 생산현황을 내 자리에서 볼 수 있고, 문제점 발견시 바로바로 협력해서 조기에 해결할 수 있죠."
그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