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한국공예관 3층 전시실

정필연 작가
정필연 작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기기묘묘'. 기이하고도 묘함, 놀랄 만큼 너무나 기묘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서양화를 그렸던 정필연 작가가 민화작가로 선회해 첫번째 전시회 '기기묘묘'를 선보인다.

9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청주시한국공예관 3층 전시실에서 지난해와 올해 작업한 신작 40여점을 선보이는 정 작가는 '책거리'를 주제로 잡았다.

정 작가가 디자인을 공부한 영향인지 직선이 많고 구성적인 책거리와 너무도 잘 맞는 합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결혼으로 많은 공백기를 보낸 뒤 서양화를 시작했던 그는 우연히 접한 민화의 색채의 매력에 빠져 잠깐 '외도'를 하려 했다가 아예 민화 작가로 활동하며 민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민화를 접한지도 벌써 16년. 그동안 그룹전 등 작품 활동은 많이 했지만 개인전을 연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색도 분채가 아닌 석채를 사용해 훨씬 선명하고 고급스러운 색채로 작품을 채워갔다. 정 작가는 "석채를 사용하면 분채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색감을 얻을 수 있다"며 "모던한 색감부터 화려한 색깜까지 표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책거리도 궁중에서 화원들이 사용하던 무늬만을 사용했고 색감도 그녀의 디자인적 감각과 전통적 고증을 통해 표현했다.

섬세하고 반복되는 아름다운 무늬를 디테일하게 표현해 정 작가만의 강점으로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고급스럽게 살려냈다.

"민화는 민화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창작과 모사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창작이라 해도 기존에 있던 것을 짜깁기 하는 정도라면 전통 민화는 그 나름대로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 제목인 '기기묘묘'도 책거리 그림 속에 표현된 책과 그릇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기묘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려지고 그 위에 물건이 담기고, 책을 쌓고 쌓아 표현한것이 지금의 그 어떤 디자인보다 세련되고 감탄스러워요. 여러개의 책과 그릇이 있지만 하나로 연결된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합니다."

정 작가의 작품은 곳곳에 소소한 볼거리와 재미도 함께 표현해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민화를 그릴 때 가장 행복해요. 작품을 하는 것은 힘들지만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한 주제를 정해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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