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은 옛말… '퇄환vs'사수' 엎치락 뒤치락

왼쪽부터 박수현, 정진석, 김근태
왼쪽부터 박수현, 정진석, 김근태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내년 총선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수현 전 국회의원의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원내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은 물론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는 등 충청권 민주, 개혁진영의 촉망받는 차세대 리더로 꼽히고 있다. 박수현씨는 19대 총선(공주)을 통해 당선되며 '돌밭'에 싹을 틔우는데 성공한 박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는 공주와 부여, 청양이 한 선거구로 묶여 직접적인 피해를 보기도 했다.

당시 박수현 전 의원은 공주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현 국회의원)에 50.06%대 43.91%로 이겼으나 부여와 청양에서 뒤지며 결국 44.95%대 48.12%로 석패햇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충남도지사 후보로 꼽혔으나 사생활 논란에 휘말려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급격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공주, 부여, 청양 3개 시장·군수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결과는 '이변 중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충남 서북부벨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라는 점에서 지역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이 큰 지역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금쪽같은 금강벨트를 사수해야 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반드시 탈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 치의 양보도 허락되지 않는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진석 현역 국회의원과 김근태 전 국회의원 간 공천경쟁이 유력시되고 있다. 18대 국회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현재 4선이고, 5선 도전에 나서게 되는 정 의원은 김종필 전 총재의 '정치적 아들'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6년 12월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며 "보수정치의 본령은 책임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겨, 책임론과 계파 갈등으로 시끄러웠던 새누리당에 적지 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정진석 의원이 차기 총선을 통해 5선에 성공할 경우 보수진영의 충청권 대표 주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김근태 전 국회의원의 활발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30기) 출신으로, 육군대학총장과 합참작전본부장, 육군 제1야전군 사령관(대장) 등을 지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부여, 청양에 출마, 43.54%를 얻으며 민주통합당 박정현 후보(20.38%), 자유선진당 홍표근 후보(24.96%)를 누르기도 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3년 2월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김근태 전 의원은 현재 공주시 신관동에 주소를 두고 크고 작은 지역행사를 다니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자유한국당 당적을 가지고 있고, 차기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수현과 정진석은 공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김근태 전 의원은 부여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지역간 대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수현 전 의원에 대한 동정심이 강한데다가 3개 시·군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석권한만큼 총선 승리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 지역이 충청권 보수의 심장인데다 정당과 무관하게 큰 인물을 키우려는 심리도 강해 1대1 구도로 갈 경우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강수계 공주보와 부여보를 둘러싼 논란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 건설 사업이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점도 공주, 부여, 청양의 민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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