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대응 도입취지 무색 , 소방장비 적재 한계 드러나
돌발상황·악천후 취약 … 현장투입 소극적 악순환 반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지난 1월 14일 충북소방이 시범운영·도입한 '오토바이 화재진압대'의 초기진화 건수가 6개월 간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확인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통시장 등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화재현장에 먼저 도착해 초기진화를 담당한다는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과다.

충북소방본부는 '타 지자체에서 이미 실패한 사업'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청주동·서부소방서에 292㏄의 화재진압용 오토바이를 각 1대씩 보급했다. 이 오토바이에는 소화기 2대와 소방호스 등 간이 소방장비가 구비돼 있다. 오토바이 운영은 3교대 근무상황에 맞춰 각 서마다 3명씩 편성됐다. 이들은 화재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을 끄는 초동대응의 핵심역할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오토바이 진압대의 6개월 간 활약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바이 도착시간과 화재진압차량 도착 시간에 큰 차이가 없을뿐더러 산소통 등 주요장비를 오토바이에 실을 수 없어 적극적인 진화활동에 나설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화재로 인한 오토바이 진압대 출동건수는 81건(전통시장 3건, 아파트 및 주택 46건, 기타 32건)이다. 하지만 이중 초기진화 활동은 1건 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80건은 차량유도 및 상황전파, 소방용수시설 점유 등의 활동에 그쳤다.

오토바이 화재진압 대원 A씨는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지만 오토바이만 원활히 갈 수 있는 현장은 매우 드물다"며 "차가 못가면 오토바이도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재의 경우 오인신고도 많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먼저 가서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본서에 알리는 역할이나 교통통제를 하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직접적인 현장대응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청주동부소방서의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활동내역을 살펴보면 출동곤란지역 신고건수는 6개월 간 1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출동했던 오토바이 전담대원은 가스레인지 안전조치를 하고 복귀했다.

또 다른 대원 B씨는 "오토바이의 경우 긴급출동 상황 시 교차로 진입 등 돌발상황에 취약하다"며 "신속성이 떨어지더라도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빗길이나 빙판길에는 운행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라며 "위험성을 알기에 기존 대원들도 이 일을 맡으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출동대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동부소방서는 이러한 이유로 예비인력을 편성하지 않고 전담인력 3명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고 서부소방서의 경우 전담인력 외 예비인력을 편성하고 있지만 운전미숙 등을 이유로 현장투입에는 소극적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휴가자가 발생하면 전담대원끼리 근무를 잡아주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7월 13일까지 시범운영 기간이 끝나면 도입 취지에 맞게 성과를 냈는지 분석과정을 거치게 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런 절차를 거치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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