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초토화 과수화상병 막아야 한다 - 전문가가 보는 현실
충북 초토화 과수화상병 막아야 한다 - 전문가가 보는 현실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9.07.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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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순 충북대 교수 "방제 아닌 박멸에 주력 … 현재로선 매몰이 유일한 길"
과수화상병 국내권위자인 차재순 충북대 교수. / 차재순 교수
과수화상병 국내권위자인 차재순 충북대 교수. / 차재순 교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과수화상병 병원균을 죽일 수 있는 약은 10여종이 있지만 완벽하게 죽일 수 있는 약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전세계에 없습니다. 완벽하게 치료할 약이 없다는 뜻에서 과수화상병 치료약이 없다는 말이 나온 것 같아요."

과수화상병 국내권위자인 차재순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과수화상병의 근본 치료약과 예방약이 없는 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차 교수는 특히 식물의 경우 면역체계가 발달돼있지 않아 치료약 효과가 덜하다고 덧붙였다. 과수화상병의 약제 방제 효과는 60~80%에 그치고 있다. 과수화상병의 경우 증식속도가 빠른데다가 세균 잠복기가 20년에 달해 매년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은 면역체계가 발달돼있어서 항생제를 먹으면 몸속 면역세포가 세균을 다 죽이지만, 식물은 항생제를 주입해도 모든 세균을 다 죽이지 못해요. 약 효과가 떨어지는 거죠."

1780년 미국에서 첫 발생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치료약 개발에 나섰고, 연구논문도 수만편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치료약을 찾지 못한 이유다. 약제방제를 한 과수의 인체무해 여부에 대해서는 염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과수화상병은 식물검역법상 '가장 위험한 식물병'이라고 강조했다. 과수화상병은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된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식물병이 수만개가 있지만 그중 가장 위험한 식물병이 과수화상병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금지병'입니다."

과수화상병은 발병하면 해당 과수원 전체의 과수를 뿌리째 뽑아 매몰한뒤 약제방제를 하고 있다. 이같은 매몰방식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과수화상병 청정국'이에요. 발생은 했지만 국가에서 발생 즉시 매몰해 박멸하기 때문에 국내에 병이 없다고 보고 청정국으로 인정하고 있어요. 국가정책이 '방제'에 중점을 둔다면 할일이 많겠지만, 지금은 '박멸'이 목표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발생하면 매몰하고 농가에 손실보상금 주는 것'이 당연한 거죠."

차 교수는 이어 청정국을 포기하고 방제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전문가들과 상의해 국가정책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하지만 '청정국'에서 '발생국'으로 전환되면 국내 과수산업 수출·수입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가정책을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귀띔했다.

"현장에서는 '방제'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국가입장에서는 발생국이 되면 국제교역관계에 차질이 생기니까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거에요. 일본, 호주 같은 '과수화상병 청정국'은 과수화상병 발생국으로부터 과수 수입을 금지할 권리가 있거든요."

11일 현재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는 충북 충주·제천·음성지역 128농가 88.6㏊로, 전국 148농가 99.1㏊의 90%가 충북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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