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초부터 경고등이 켜졌던 'A형간염'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일들이 잇따라 주의가 요망된다. 현재 진행되는 것들만 따져도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류도 다양해 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해충 떼가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열사병·일사병 등 온열질환과 수인성질환도 있다. 또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여러 신종감염병의 국내 전파 위험성이 크다고 하니 그야말로 국민보건이 안팎으로 곱사등이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 어떤 것도 대책마련이 쉽지 않아 난감할 지경이다.

이달초부터 제천과 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에서는 매미나방, 미국선녀벌레 등 해충 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심 가로수, 전신주, 건물 외벽 등에 달라붙어 도시를 장악한 듯하다. 그 수도 상당해 나무나 전신주 한곳에 수천마리씩 붙어 영화속 한장면을 방불케 한다고 한다. 주로 과실이나 작물에 피해를 주지만 미관을 크게 해치고 교통 방해요인이 되는 등의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식지를 중심으로 살충제를 집중 살포하고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인체에 적지않은 위협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더위가 이제 시작단계인데 벌써부터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온열질환은 그 피해가 보다 직접적이다. 충청권에 올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던 지난 5일 하룻동안 충북에서만 열사병 2명 등 1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생겼다. 시작부터 위세가 남달라 올 여름 조짐이 좋지 않다. 또한 예년에 비해 장마가 지지부진한 것도 폭염피해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 충청권에서만 5명의 사망자와 55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온열질환은 우리 일상속에 존재한다. 그만큼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지만 현실의 벽은 좀처럼 넘기 어려운 과제다.

무덥고 습한 장마철에는 수인성 질환도 걱겅거리다. 대표격인 'A형간염'은 충청권 방역에 일찌감치 비상을 걸었을 정도다. 지역별로 발생환자수가 지난해의 5~8배에 이른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도 기세등등이다. 또한 올 들어 수족구병 의사환자가 예년의 2배 가까이 발생하는 등 바이러스성 질환도 만만치 않다. 국내 보건상황이 안좋은 이때 해외의 신종감염병 소식은 더 큰 골칫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입국자 가운데 감염병 증상이 확인된 숫자만 26만여명일 정도로 글로벌 시대에 해외 신종감염병은 치명적일 수 있다.

국내 보고된 신종감염병은 무려 16종이지만 현재 병원에서 진단이 가능한 것은 8종에 불과하고 치료제는 4종, 예방백신은 단 1종만 있다고 한다. 감염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모두가 법정감염병 지정이 안됐으며 일부는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할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다른 신종감염병도 그에 맞는 법정관리대상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렇다 보니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은 발등의 불이 됐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는 안팎으로 위협받는 국민보건을 위해 배전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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