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출신 서양화가로 서울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암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이 그린 충북 등지의 풍경 스케치를 글과 함께 12회에 걸쳐 소개한다. / 편집자

장영주 작 청풍옥류, 수채화
장영주 작 청풍옥류, 수채화

나는 충청인이다, 충주와 청주를 합하여 충청(忠淸)이다. 그중에서도 충청북도 도청소재지 청주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등에 업혀 6·25를 겪었다. 아버님을 따라 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다시 청주로 돌아와 직장을 잡고 결혼 하고 첫애를 낳았다. 아내의 고향은 단양군 영춘면이고 부모님은 현재의 충주시에서 태어나셨다. 충북의 3개 시인 청주시, 충주시, 제천시와 모두 관련이 있으니 나야말로 곧 골수 '충청 청풍명월인(忠淸 淸風明月人)'이라고 자처한다.

맑은 바람을 마시며 밝은 달 아래서 거닌다면 영락없는 신선이요 도인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유독 충청북도에는 자연을 찬탄하고 삶의 지향 점을 밝히는 이름이 많다.

맑은 물이 옥토를 이룬다는 국민가곡 '향수'의 옥천, 영원함 자체인 영동, 맑은 고을 청주, 그러려면 마음을 비우라는 무심천, 심우도의 우암산, 꼭 살아봐야 한다는 생거 진천(生巨 鎭川), 어엿한 음성, 사람은 은혜를 갚을 줄 알아야 한다는 보은, 속된 마음을 버리자는 속리산, 화양계곡, 충의 마음을 살리는 충주에는 국토의 중심인 중앙탑이 있다. 흰 구름 골 백운, 하늘, 땅, 사람의 천등 산, 지등 산, 인등 산, 밝은 산 박달재, 선도수행의 요체인 봉양, 숲조차 의롭다는 의림지의 제천, 밝은 바람 골 청풍과 청풍호, 역시 선도의 핵심인 단전을 밝히는 단양 등등이 국토의 중심내륙에 박힌 보석처럼 마음으로 다가온다.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대한민국 내륙중의 내륙이다.

인걸은 지령(地靈)이라. 천시와 산세와 지력의 영향으로 인물이 태어나니 평소에는 온순해 수동적이랄 수도 있으나 나라의 유사시에는 앞장서는 성정도 분명하다.

내 평생의 직업은 화가이고 선도수행자이니 이러한 충청의 분위기를 제대로 타고 날 것이 아닐까 가슴을 편다. 머리터럭 이미 희어졌으니 이제 어느덧 지난 일을 한 번은 정리해야 하면서 은혜를 갚아 야 할 때가 되었다. 틈틈이 짬을 내어 고향의 산천과 인물을 돌아보리다. 이리 저리 발길 닿는 대로 거닐다가 풍광 좋은 곳에 이젤을 펴고 그림을 그리다 그도 시들하면 친구들과 툇마루에 걸터앉아 차나 술 한 잔 나눌 터, 감사함으로 가득할 뿐이다. 오직 하늘에 감사하고 땅에 고맙고 사람들에 은혜로울 뿐이다. 국토의 중심이라 사방팔방 연결 되지 않은 곳이 없으니 돌연 바다가 그리워지면 바다로 내 달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맑은 숨 쉬는 수행도인이 붓을 쥐고 있으니 나라밖인들 못 갈쏘냐?

이 또한 청풍의 자취요 명월의 비추임이 아닐 수 없다.

#약력

장영주 화가

화가 장영주는 목우회 공모전의 대상수상, 대한민국 미술협회 이사직을 맡아 화업에 종사하고 한민족의 전통인 선도의 현대판인 국학명상을 수행하며 현재 사)국학원 상임고문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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