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점심시간이 막 지난 때 시청 2층 회의실 앞에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도시공원위원회를 앞두고 회의공개를 요구하는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회의 진행의 차질을 염려한 푸른도시사업본부 여직원들이 원활한 개회를 위해 회의실 앞에서 대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대책위의 일방적인 고성과 악다구니 속에서 연속적으로 '여직원들을 방패막이로 삼았다', '행정에 여직원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책임을 물어야한다', '분명히 사과받겠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회의공개를 강력히 주장하며 회의장에 입장한 대책위는 1시간이상 개회를 지연시켰고 회의공청이 아닌 회의공개와 사업 백지화를 주장하며 회의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게 했다.

푸른도시사업본부 주요업무는 공원관리, 공원조성, 산림관리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내면의 업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예쁜 꽃을 심고 늘 녹음과 함께 하는 일이지만 시민과 가까운 일이기에 민원도 많고 주민들 이해관계에 따라 심한 마찰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공원을 아끼는 시민, 단체, 어떤 기업보다도 청주시 공원을 가장 많이 이해하고 사랑할 뿐만 아니라 공원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최고의 열정을 쏟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왜냐? 그것은 크건 작건 수많은 민원이나 주민들의 마찰 속을 들여다 보면 그곳엔 공원 자체에 대한 이해나 사랑이 아닌 언제나 이해관계라는 알갱이가 박혀있기 때문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날 회의장에서 소동을 일으킨 대책위 관계자들을 비롯해 이같은 이들 대부분은 본인들의 주장이 전체 시민의 의견이기에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이다.

나는 여자이고 녹지직도 아니지만 현재 푸른도시사업본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부서에서 다양한 업무로 밤새 고심한 적도 있고 아이들에게 엄마역할을 제대로 못해 미안한 적도 많았지만 단 한번도 여성공무원이기에 남자직원 뒤로 숨거나 회피하고 싶은 적은 없었다. 구별 짓는 것 자체가 남성공무원 하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며 스스로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 본연의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고자 한 행동에 대해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당사자가 아닌 대책위가 하는 말이 정녕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여성'을 위한 진정성이 있을까 싶다.

김서형 청주시 공원관리과 시민여가팀장
김서형 청주시 공원관리과 시민여가팀장

오는 2020년 7월로 자동해제 예정인 공원일몰제로 인한 갈등으로 푸른도시사업본부 전 직원은 각자 맡은 바 업무로 바쁘지만 청주시 공원을 살려내기 위해 일치단결해 정당한 법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시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홍보하고 전달해 올바른 행정행위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고 어떤 폭력·협박성 강압·떼법도 민의라는 이유만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꿋꿋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그곳에는 여성공무원 남성공무원은 없다. 다만 푸른도시사업본부 직원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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