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최근배 전 충주시의원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나라이자, 가까이 할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의 나라 일본, 그 일본이 군국주의의 깃발을 펄럭이며 다시 한번 한국을 향해 신 정한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의 한일 사태에 대해 일본 참의원 선거용이라든가, 과거사에 대한 양국간 누적된 갈등구조와 이에 대한 한국 진보정권과 일본 보수정권의 뚜렷한 인식차이의 대립이라든가, 한국정부의 대북중심에 대한 일본의 소외 등을 그 원인과 배경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한국의 위안부 합의 무력화와 강제 징용자에 대한 일본기업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한일협정 위반이라는 주장을 근거로 '한국은 믿을수 없는 나라'라는 낙인을 찍으며 경제보복의 칼을 빼들고 있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와 주장일 뿐 속내는 신 한국정벌의 야욕을 드러낸 첫 발걸음에 다름없다.

아베 총리가 조선침략에 앞장섰던 이토히로부미와 명성황후 시해를 조종했던 이노우에가오루 등을 배출하고 일본의 부국강병으로 우선 조선침략을 주장했던 이른바 정한론을 펼친 요시다 쇼인의 사상을 뼈속까지 이어받은 인물이라는 사실은 그의 가문과 그가 집권 10년동안 펼쳐온 대한 정책들이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신 정한론에 입각한 한국에 대한 첫 작전은 마치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경제 추월을 차단하기위해 화웨이를 제재하듯 한국경제의 일본경제 추월의 싹을 조기차단하려는 도발적 조치로 세계 1위의 한국전자 산업을 일거에 침몰시킬 주요부품 공급 차단이라는 경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사실 일본은 지난 '잃어버린 20년' 동안 경제적으로 한국의 추격을 상당부분 감내해야 했으며 이제 전자, 조선, 자동차 등등의 분야에선 그들을 앞서거나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한데 이어 남북문제가 안정되고 경제적 성장이 계속될 경우 닥쳐올 거센 추격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봉쇄키 위해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본의 신 정한론은 이미 6년전부터 고개를 들어왔다. 그들은 강제징용 배상금 징수문제에 배수진을 치고 '삼성의 하루아침 궤멸', '금융제재' 등으로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며 아베 측근들이 새로운 정한론을 주장하고 있음을 일본 슈칸분슌(週刊文春)은 보도한 바 있다.

심지어 집권 자민당 안에서는 '한국과 단교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문제는 일본의 이같은 신 정한론을 지금이라도 깨달으며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가에 있다.

정부는 미국을 지렛대로 삼아 해결을 시도하지만 일본과 트럼프의 밀월을 깨트리며까지 한국을 도울 것인가엔 회의적이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겪었지만 대규모 사절단이 오가며 어느때보다 밀월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반일(反日)의 깃발과 일본의 비난이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정부가, 대통령이 나서서 과거의 집착을 벗고 미래를 향해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며 당면문제를 풀어야 한다.

6년전 부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허송세월을 보낸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러면서 일본의 신 정한론을 되새기며 전략적인 우리의 약점과 일본의 급소를 찾아내고 국민의 하나된 힘으로 대비해 나가는 것이다.

신 정한론을 접하는 오늘의 우리의 처지와 자신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 분노해야 한다.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국민의 삶은 이데올로기보다 더 중요하다. 주먹질하고 소리치기 보다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며 냉정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성찰하고 대비하지 않는 민족에게 결코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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