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구 교수의 창업·경영이야기

‘짐은 곧 국가다’라고 선언했던 프랑스 루이 14세의 ‘유사이래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궁전을 만들어라’라는 명령에 따라 50년 동안 지은 궁전이 베르사이유 궁전이다. 당시 궁 안에는 약 5천명이나 살고 있었지만, 화장실이 없었다고 한다. 이유는 아름다운 궁전에 꺼림칙한 화장실을 설치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물론 현재는 관광객을 위해 화장실이 설치되어있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는 밤마다 파티가 열렸는데 파티에 참석한 귀족들이 일을 볼 때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건물의 구석 벽이나 정원의 풀숲 또는 나무 밑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때 지뢰(?)를 피하려고 신은 높은 신발이 하이힐의 원조였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궁궐에도 임금님께서 계신 편전 근처에는 화장실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임금님이 일을 볼 때 매회(煤灰)틀이라는 나무로 만든 이동식 변기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으로 임금님의 대소변을 받았다고 한다. 다른 나라나 우리나라나 화장실을 천대 시 했던 것은 똑 같았던 모양이다.

이러한 화장실의 명칭은 뒷간, 측간, 통싯간, 변소 등으로 불려 왔다. 절에서는 산골짜기 멀찌감치 오두막 한 채를 지어 놓고 해우소(解憂所)라 하였는데, 뜻을 풀이하자면 ‘뒤를 보는 일은 곧 근심을 푸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화장실이란 말은 어원 자체가 갖고 있는 것처럼 분뇨 냄새가 풍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영업하는 점포에서 베르사이유 궁전처럼 화장실을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화장실은 예전부터 불결함의 상징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오히려 차별화의 좋은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왕에 감출 수 없다면 확실하게 차별화 시켜서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요즘은 뭐라도 특이해야 소문이 나는데, 화장실 하나만 갖고도 톡톡히 효과를 보는 점포도 있다.

우선 화장실이 청결하고 편한 것(Rest room)은 기본이다. 대리석 바닥에 밝은 조명과, 은은한 향기는 물론이고 앙증맞은 화분 등 갖가지 소품들을 활용해서 분위기를 쇄신한다.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격언을 부착하는 것도 좋은 기억을 갖게 하는 방법이다. 또한 여성은 물내리는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음악을 활용하여 심리적으로 위안을 주고, 벽걸이 어항을 설치하여 시원한 바다를 연상케 할 수도 있다.
여성 손님은 화장실이 깨끗한 점포를 단골로 방문하고 주변에 입 소문을 낸다. 하지만 화장실이 불결한 점포는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싫어하는 점포는 남들에게도 가지 말라고 소문을 퍼뜨린다.

결국 화장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화장실을 분뇨냄새 나는 곳으로만 보지 마라. 화장실을 다른 각도로 보라. 그 곳에 돈이 있다./주성대학 창업경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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