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결국 터질게 터졌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천59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깨진 것이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 이처럼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곳곳에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속도조절'로 가닥이 잡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경영자와 근로자간의 갈등의 골이 더욱 심해졌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이번 인상안이 경영계로서는 부담이 가중된 수준"이라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반면 노동계는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 참사가 일어났다"고 비판하는 등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여기에 줄 여력이 없는 영세 소상공인과 더 받아야 하는 노동자간의 '을과 을의 싸움'으로도 비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역의 한 영세 소상공인은 인건비 등의 부담으로 올해부터 고용을 줄이고 비임금근로자인 가족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근로자들 사이에선 최저임금인상에 따라 고용이 줄어들어 취업길이 막힐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급진적인 경제 정책에 따른 부작용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저 임금을 인상했더니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을 멈췄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만들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를 시행했지만 잔업 수당을 받아오던 직장인들의 임금이 줄었다. 노년층들을 위한 복지를 늘리기 위해 청년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게 지금의 급진적 경제정책의 현실이다.

이미 국내 경기상황은 역대 최악으로 평가될 만큼 상황이 좋지 못하다. 최악의 경영난에 중소기업들은 설비투자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 역시 가벼워진 지갑사정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경제는 순환한다. 소비와 지출은 누군가의 비용창출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가 이뤄진다. 소득과 지출의 균형이 이뤄져야 경제 전체가 선순환 구조를 띈다. 이 균형이 무너질 경우 악순환으로 전환된다.

현재 경제 정책에 대해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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