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무원 인권문제로 도시공원 악용 행위 그만"

청주시 푸른도시본부 소속 여성공무원들은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시 푸른도시본부 소속 여성공무원들은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원회 동원은 없었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대책위 여성 시위자와 충돌이 발생할 때 남성 직원들이 대처하다 성추행 시비나 인권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푸른도시사업본부 여성 직원들을 배치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청주시가 도시공원위원회 회의장 밖 여직원 동원 논란과 관련해 시민에게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푸른도시본부 여성공무원들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위원회 동원은 없었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대책위 여성 시위자와 충돌이 발생할 때 남성 직원들이 대처하다 성추행 시비나 인권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푸른도시사업본부 여성 직원들을 배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고개숙인 청주시 "여직원 앞장 논란 유감"

김항섭 청주시 부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2일 도시공원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시민단체원들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충돌이 있었다"며 "푸른도시사업본부 소속 여직원들을 앞장세웠다는 논란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라고 사과했다.

김 부시장은 "해당 부서는 도시공원위원회 회의를 원만히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 측면도 있지만, 성 인지·평등 의식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자각한다"며 "앞으로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호인력을 활용해 오해가 없도록 업무 추진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일부 시민의 우려에 공직사회의 무한책임을 가지고 사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한범덕 시장은 직원 내부 전산망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한 시장은 "현장에 있었던 여성공무원들에게 부담과 마음의 상처를 안겨 드려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책임 부서장 엄중 경고, 성인지 교육 등 강화, 인권 중시 직장문화 선도 등을 약속했다.

◆푸른도시본부 여성공무원들 "자발적 참여, 대책위 도시공원 악용 그만해야"

이어 푸른도시본부 여성공무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 여러분께서 (저희를) 걱정해주시는 마음은 감사하게 받겠으나, 청주시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와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에서 생각하는 것과 저희의 생각은 확실히 다르다"라며 "지난 12일 도시공원위원회에 자문을 받아야하는 안건이 6개나 있었기 때문에, 청사 방호의 목적이 아니라 위원회 위원들이 안전하게 입장할 수 있도록 돕고, 위원회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의실에 배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위원회 배치는 (저희가) 푸른도시사업본부 직원으로서 해왔던 산불진화, 산림불법훼손자 피의자조사, 각종 공사감독 등의 어려운 업무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런 일련의 업무를 함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구분없이 해왔으며, 그날 여성공무원이 위주로 앞에 서 있었던 이유는 남성동료들을 성추행 시비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여성은 보호를 받아야하는데 앞에 내세웠다'고 젠더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저희는) 오히려 시민단체가 젠더폭력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마치 성폭력을 당하지 않았는데 폭력 피해자로 비쳐지는 것 같아 매우 분개하고 있다"며 "(저희는) 젠더폭력을 당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마치 부당한 지시에도 대응하지 못한 무능한 여성으로 비쳐지는 것도 불쾌하며, 대책위는 여성공무원의 인권문제를 가지고, 도시공원 문제에 악용하는 행위를 이제 그만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반인권적 행위, 책임자 처벌"

한편 충북여성연대·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구룡산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시는 여성공무원 동원을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조직에서 약자인 여성공무원을 청사 방호 업무에 '인간방패'로 동원한 것은 여성공무원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한 명백한 젠더폭력"이라며 "반인권적 행위이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이고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오후 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공원위원회 5차 회의에 앞서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진입하려고 하자 시 담당부서가 여성직원을 동원해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시민대책위는 "여성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시의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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