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간직했던 '빙산의 일각'
서로가 간직했던 '빙산의 일각'
  • 중부매일
  • 승인 2019.07.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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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얼마 전 학문간 영역을 허물고 서로를 좀 더 알아가고자 하는 작은 시도가 있었다. 청주대의 뜻있는 일부 교수들의 재능기부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융합세미나를 개최한 것이다. 융합세미나의 주제는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의 만남'이었다. 사실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분야와의 결합성이 가장 높은 분야이다. 디자인은 건축, 공업제품, 의료, 복지, 거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요소이다. 세미나를 진행하던 중 서로가 놀란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각자의 전문 영역을 빙산에 빗대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분야를 맡은 이종선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디자인은 모든 산업 분야에 필요한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디자인을 바라보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극히 일부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인류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 빙산의 아랫부분인 디자인 영역'을 이해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분야를 설명한 노기섭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기존 기술을 융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소프트웨어의 보이는 부분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진정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보이지 않는 빙산의 아래 영역'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을 기반으로 문제해결 프레임을 제공하는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는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경영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업활동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컴퓨팅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문제해결 노력은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라는 새로운 사고체계를 정립하였으며, 이는 초중고교의 의무교육 대상이 되었으며 기업 및 대학의 핵심 지식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두 개의 영역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각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형태로 성장해 왔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사용자에게 친숙하고 편리한 수준급의 디자인을 창조하여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싶지만, 디자인을 작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영역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답답하기 쉽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우 기능구현을 통해 시스템을 개발하지만, 사용자들은 어딘지 모르게 답답해하고 불편하여 외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근 UI/UX 분야의 급격한 발전으로 디자이너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모두에게 서로를 좀 더 이해할 때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융합 정신'을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노기섭 청주대학교 소프트융합학부 교수
노기섭 청주대학교 소프트융합학부 교수

누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출발점을 제시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융합은 이질적인 분야를 물리적으로 엮어 놓는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물과 기름을 하나의 그릇에 담아 놓고 융합했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먼저 홀로 떠다니는 각자의 빙산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옆에 떠다니는 빙산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와 다가올 미래사회는 넓은 형태의 빙산, 즉 융합적 사고와 이해를 통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종선 청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이종선 청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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