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충남 천안주재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2016년 9월 27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서철모 전 천안부시장은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일본의 2개 기업과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일본의 A사는 5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방식으로 500만 달러(한화 55억원 상당)를 투자해 백석동 소재 천안 외국인 투자 지역 9917㎡의 부지에 반도체 부품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약속했다.

B사도 5년간 1천만 달러(한화 110억원 상당)를 투자해 천안 제5산단 외국인 투자 지역 1만8227㎡의 부지에 밸브 등의 제어기기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3년 가까이 지난 7월 현재 이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거나 아예 깨져버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A사는 2016년 입주했지만 입주 당시 투자계획서의 투자규모는 300만달러로 협약과는 달랐다. 낮춰진 투자계획마저도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B사는 협약이 이뤄졌던 해 천안 제5산단에 입주를 신청했다가 2018년 돌연 신청을 취소했다.

근본적으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일본 기업에 탓을 돌릴 수도 있지만 약속이 이행되도록 관리하지 못한 우리 탓도 되돌아볼 일이다.

당시 충청남도와 천안시는 협약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계획한 외자유치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했다고 호들갑이었다.

그러나 협약 후에는 산단 위탁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책임을 넘기고는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단지공단은 입주 관리 책임이 있을 뿐 협약의 이행여부에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협약이 파기된 배경은 물론 파기 사실 조차 모르고 있는 관계 기관까지 존재한다.

유창림 충남 천안주재<br>
유창림 충남 천안주재

실제 투자가 이뤄져야 고용 창출이 발생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아마도 누군가는 실제 투자보다는 호들갑스런 MOU 관련 언론 보도가 더 중요했는지도 모른다.

'약속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그들에게는 진리로 통용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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