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커녕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내수 침체와 더불어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매년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충북 역시 기업경기전망, 수출·입, 고용률, 아파트값 등 각종 지표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중부매일은 지역의 기업, 금융, 수출·입, 고용, 부동산, 자영업 등 각 분야별 총 5회에 걸쳐 도내 경기 현황을 진단했다. /편집자

◆최악의 '상반기' 보낸 충북 기업들

충북 도내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최악'의 한해였다. 청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도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평균 실적치는 63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실적치를 나타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아래면 부정적, 100보다 위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이 많은 것이다. 이는 내수침체로 인한 경기둔화가 실적 하락세의 주된 원인이다.

또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라 관련 전후방산업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충북은 지난 2016년부터 대부분 전국 대비 상황이 양호한 수치를 보였으나 지난해 12월부터 그 기조가 깨졌다.

지난해 12월 충북 업황BSI는 66으로 전달 80보다 무려 14p 낮아졌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전국(71)보다도 5p 낮았다.

이후 7개월째 충북은 전국 평균을 단 한차례도 넘지 못했다. 충북과 전국의 제조업 업황BSI는▶1월 62(충북)·67(전국) ▶2월 64·69 ▶3월 67·73 ▶4월 63·75 ▶5월 67·76 ▶6월 68·75로 점차 벌어졌다.

더구나 도내 비제조업은 지난 19개월간 전국 평균을 밑도는 등 더욱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망 역시 어둡다...'급속 냉각'

올해 하반기를 기업들의 업황 전망 역시 좋지 못하다. 올해 3분기 기업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 종합 전망치는 전분기(97)대비 21p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내수침체 장기화, 고용환경 변화, 미중무역분쟁 심화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깊어지며 경기회복 기대 심리가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불안감이 더욱 심화되면서 기업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항목별 전망을 보면, 전 항목에서 기준치(100) 이하를 기록하며 부정적 전망을 드러냈다. 세부적으로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75)이 대기업(84)보다 더 낮게 나타났으며, 형태별로는 내수기업(74)이 수출기업(85)보다 더 낮게 조사됐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실적)의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이 '목표치 미달(59.6%)'을 선택했으며 그 이유로는 '내수침체 장기화(83.5%)'가 가장 많았고 이어 '고용환경 변화(32.0%)', '미중 통상분쟁 심화(16.5%)' 등의 순이다.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사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들을 하루 빨리 추진해 체감경기 회복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중소기업 '설비투자 안한다'

위축된 경기상황에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소극적여졌다. 한국은행에서 올해 충청권 제조업 설비투자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보다 설비투자를 유지 또는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제조업체가 46%로 나타났다.

또한 설비투자 여건에 대한 평가에서도 해외 경기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불확실성 요소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는 각각 49.0%와 46.9%의 비율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내수 상황 및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업체가 36.7%에 달하는 등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투자 둔화 추세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질적인 설비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수출 확대나 신규 사업 진출 등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요인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는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요즘같은 불경기에 중소기업으로선 투자는 꿈도 못꾼다"며 "설비투자가 곧 사업확장으로 이뤄지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현재상황을 유지하는 것도 버겁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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