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수량 아직도 평년 3분의 1 수준, 가뭄 피해 가능성 여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태풍 다나스가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농경지·시설 침수, 산사태 등의 피해를 냈지만 '마른장마' 탓에 근심이 컸던 충북지역은 '효자태풍'(?)이 됐다.

3~4일기간 동안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려 농작물 해갈에 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22일 충북도·농어촌공사 충북본부·청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소멸된 다나스의 영향으로 19∼21일 도내에는 28∼93.4㎜의 비가 내렸다.

충북의 경우 ▶추풍령에 가장 많은 93.4㎜가 내렸고 ▶보은 70.5㎜ ▶영동 66.5㎜ ▶옥천 53.5㎜ ▶제천 52.5㎜ ▶괴산 49㎜ ▶청주 3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수량만으로 따지면 올 장마철 가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비로 농작물 가뭄은 대부분 해소됐다는 게 충북도의 분석이다.

이번 비로 인한 피해는 옥천 동이면에서 차량 2대가 물에 잠겼고, 인근 청산면의 주택 1곳의 지하실이 침수된 정도여서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반기는 모습이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64)씨는 "이번 비가 가뭄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필요할 때 적당하게 내렸다"며 "아직 가뭄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지만, 한시름 덜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도 관계자는 "밭작물 가뭄 '관심주의' 단계가 이달 중순까지 이어졌으나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상당한 양의 비가 내린데다 24일부터 사흘간 20∼70㎜ 더 내린다고 하니 농작물 생육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풍의 영향으로 저수지와 댐의 저수율도 다소 상승했다.

대청댐의 저수율은 지난 17일 55.2%에 그쳤으나 22일 현재 59%로 상승했고, 충주댐도 32.6%에서 33.6%로 높아졌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도내 183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1주일 전 49.6%보다 3.9% 포인트 상승한 53.5%로 높아졌다.

하지만 저수율은 여전히 평년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강수량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청주 지역의 올해 1∼7월 강수량은 250㎜에 그쳤는데, 이는 평년 684.8㎜의 36.5%에 불과하다.

도 관계자는 "지난 주말 비로 농작물 가뭄은 해소됐지만, 앞으로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은 양에 그친다면 가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면서 "도내 대부분 저수지의 저수율도 부족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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