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확산 조짐에도 "대책없다"

음성군 과수화상병 발생 모습. / 중부매일DB
음성군 과수화상병 발생 모습.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과수계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충북을 강타해 피해를 주고 있지만 정작 충북도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수화상병이 발병지역 인근으로 매년 확산되는 양상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피해가 더 커질 것이 불보듯한데도 불구하고 과수화상병 담당 기관인 '충북도 농업기술원'에만 맡겨둔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역시 특별히 손을 쓰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충북도내 과수화상병 피해농가는 22일 현재 139농가 96.2㏊로, 전국 164농가 111㏊의 9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충북은 2015년 1농가(제천) 0.8㏊ 피해에서 2018년 35농가(충주·제천) 29.2㏊, 올해(22일 현재) 139농가(충주·제천·음성) 96.2㏊까지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2016~2017년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수화상병과 관련해 충북도의 대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책이 없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사실상 대책 강구에 두 손을 놓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 지사는 이어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정부에서 보상금을 주니까 농가에서는 오히려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보상체계 변경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시종 충북지사 / 중부매일 DB
이시종 충북지사 / 중부매일 DB

올 들어 지난 5월부터 도내 과수화상병 피해농가가 139농가에 육박하는동안 이 지사는 단 한번도 피해농가를 살피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지 않았다.

과수화상병은 비가 온 뒤 더 확산되는 특성이 있는데다가 8월 이후에도 발생해 안심할 상황이 아니어서 대책 강구가 시급하다.

농촌진흥청의 '월별 발생 상황'을 분석한 결과 5~7월이 아닌 달에도 2015년 3건, 2016년 5건, 2017년 12건, 2018년 13건 등 모두 33건이 발생했다. 화상병은 대부분 5~7월에 발생한뒤 7월 이후 소강상태를 보인다.

식물세균병인 과수화상병은 21~28도 기온과 물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 비가 온뒤 급속히 확산되기 때문에 방제 약제 살포 시기를 비온 뒤로 변경해야 효과적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화상병 미발생 지역에도 약제방제를 1회에서 3회로 늘려 내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발생 지도./ 중부매일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발생 지도./ 중부매일

농촌진흥청 홍성기 연구관은 중부매일과의 통화에서 "과수화상병은 세균이 이동할 때 빗물에 튕겨서 이동하기 때문에 비바람이 확산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며 "30도 이하의 수분이 많고 선선한 날씨가 과수화상병 확산에 유리해 장마가 확산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성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방제과 검역관도 지난 17일 '과수화상병 발생에 따른 충북 사과산업 발전협의회'에서 발제하면서 "비·바람이 많이 분 다음날 과수가 죽어있거나 이유없이 죽는다면 과수화상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지에 있던 궤양이 비바람이 치고 나면 흐트러지면서 다른 궤양이 생겨난다"고 주장한뒤 비가 온 다음날에 잘 살펴볼 것을 농가에 당부한 바 있다.

궤양은 가지가 부풀어오르거나 틀어지거나 갈라지거나 내려앉는 증상을 말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