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 '산더미'… 거래는 '있을까 말까'

아파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 중 청주, 천안, 서산, 아산 등 충청권에서만 대규모 청약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분양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청주 부동산시장에서는 '과잉공급'이 불러온 부작용으로, 분양물량 조절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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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충북 기업과 마찬가로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다. 입주 물량은 매년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는 줄어들고 있는 등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때문에 지역의 부동산업계는 한달에 한건의 매매계약서를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 주택 매매·거래 급감

직장인 A씨는 전세 임대차 계약 만료를 두달여 앞두고 고민중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의 부동산을 돌며 매매를 알아봤지만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전세로 조금더 버텨보기로 결심했다. A씨는 "집을 살까 고민도 해봤지만 지금 집을 사는게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며 "몇년만 더 전세로 버텨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충북의 주택 매매거래는 1년 전보다 14.2%가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충북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4.2%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5년 거래량 평균과 비교해도 2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매매가 크게 줄어든 반면 전·월세의 경우 상반기 2만1천295건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5년 평균보다 18.6% 늘었다.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31만4천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직전 5년 평균과 비교해 각 28.2%, 35.8% 줄었다.

6월 한 달만 보면 1천634건으로 거래량이 5월보다 10.0%, 1년 전과 비교하면 10.2%가 줄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또 상반기 전국에서 전·월세 거래량은 99만2천945건이다. 이 가운데 월세 비중은 40.4%로 지난해 같은 기간(40.6%)보다 0.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 아파트 가격 '날개없는 추락'

아파트 가격 역시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 충북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월 93.1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아파트매매가겨지수는 ▶1월 93.1 ▶2월 92.7 ▶3월 92.2 ▶4월 91.4 ▶5월 90.8 ▶6월 90.1로 집계됐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 하락이 두드러지는 데는 청주를 중심으로한 지역 미분양 문제가 우선으로 꼽힌다. 매물은 넘쳐나는데 수요가 없다보니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청주시는 2016년 10월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제외된 적이 없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이 심각한 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충북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과잉공급이 심화되면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쏟아지는 입주 물량...대책 '전무'

그럼에도 대전,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충남·북, 대전, 세종 지역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1만3천603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충북은 이 기간 5천38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7월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가락2지구 흥덕 파크자이 A블록 2천529가구의 입주를 시작으로 8월에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대농3지구 상업4-2블럭 지웰시티3차 466가구, 충주시 호암동 충주호암 D2블럭 우미린 에듀시티 892가구가 입주한다. 9월에는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서청주 파크자이 1천459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여기에 충남, 대전, 세종 역시 삼성홈미가온 지역주택조합, 서산테크노밸리 금호어울림 에듀퍼스트, 청당 코오롱 하늘채, 더프라임시티 도시형생활주택, 복수동 센트럴자이 등 다수의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은 한달에 한건의 매매계약서를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잉공급에 물량은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량과 매매가 모두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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