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 청주S컨벤션에서 열린 '한화큐셀 장애인스포츠단 창단식'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이사 등 내빈들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장애인체육회
23일 청주S컨벤션에서 열린 '한화큐셀 장애인스포츠단 창단식'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이사 등 내빈들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장애인체육회

충북이 모처럼 전국적으로 자랑할만한 상황을 맞았다. 다른 시·도와 경쟁하거나 비교하는 것에서 1위를 한 것도, 눈에 띄는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지만 박수를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올들어 지역내 장애인스포츠단의 잇단 창단이 바로 그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큰 장애인스포츠단이 지난 23일 청주에서 창단한 것만해도 주목과 함께 박수받을 일이다. 더구나 지역에 있는 지역업체가 첫 스포츠단 창단 테이프를 끊은 지 불과 다섯달만에 이런 경사가 더해져 지역민들이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전국 최대규모로 7개 종목 선수 30명으로 구성된 한화큐셀 장애인스포츠단은 창단 그 자체만으로도 획기적이다. 전국적으로도 장애인스포츠단을 찾아보기 어려운 형편에 지역내 진천을 거점으로 국내 굴지 대기업 스포츠단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국내 장애인스포츠계의 새역사이자 충북의 도약이다. 앞서 지난 2월말 충북에서 처음으로 창단된 ㈜에코프로 장애인스포츠단은 23명이라는 적지 않은 규모에 지역기업들의 스포츠와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사회환원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이들 스포츠단 창단은 당장 충북장애인 체육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전국 최상위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사실이 이를 확인시켜준다. 하지만 이들이 준 더 큰 의미는 장애인 선수의 취업에 그치지 않고 사회전반에 걸쳐 장애인 고용에 대한 책임을 환기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에코프로의 경우 지역업체인데다 기존의 사회환원과는 별도로 선수단 운영비를 부담하기로 해 장애인스포츠 지원의 새 장을 열었다. 또한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 의지를 확인시키면서 그 기반과 권익을 넓히는 무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수(등록기준)는 2010년대 들어 25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5%에 해당된다. 여기에 추정 장애인수 대비 등록률 93~94%를 감안하면 국내 실제 장애인수는 이보다 15만명 가량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만을 따져보아도 약 8만여명의 장애인이 같은 지역에서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 모두 우리의 이웃이며 충북도민인 것이다. 더구나 장애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남의 일이라며 외면할 수도, 해서도 안될 일인 것이다.

이제 충북은 장애인스포츠에서 어느 지역도 넘볼 수 없는 아성(牙城)을 쌓았다. 스포츠단이 앞으로 거둘 성적을 넘어 그 기반과 관심에서, 전체 도세(道勢) 대비 이 분야의 투자정도에서 비교가 불가할 정도다. 그러나 이는 시작일 뿐이다. 스포츠단의 본업인 경기성적도 중요하고, 이를 통해 소속 기업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스포츠를 통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야말로 이들에게 주어진 더 큰 사명이다. 또한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우리 지역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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