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蔘을 生蔘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
水蔘을 生蔘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9.07.2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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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정미 충남 금산주재 차장

인삼은 이름이 많다. 말리지 않은 것은 수삼, 말린 것은 백삼, 수삼을 물로 익혀 직립형으로 말린 것은 태극삼, 백삼 중에서도 왕골로 감아 말린 것은 곡삼 혹은 완곡삼(커브인삼), 4·6년근 수삼을 씻어 껍질 채 장시간 증기로 쪄서 건조시킨 것은 홍삼이라고 부른다.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를 거치면 흑삼이 된다. 뇌두가 다친 상태에서 자란 삼은 잠을 잤다고 해서 면삼이라고 부른다. 잠을 잤으니 좋은 성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삼에 대해 잘 아는 금산 사람들은 면삼을 사려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

반면 몸통이 작고 볼품없어도 세미(細尾)가 발달한 '난발'이라고 불리는 인삼은 선호도가 높다. 선물용으로는 아쉬움이 있지만 직접 먹을 인삼이라면 성분과 가격 면에서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정미 충남 금산주재 차장
김정미 충남 금산주재 차장

인삼에 대한 금산 사람들의 자부심은 특별하다. 모양에 따라 가공형태에 따라 수십 가지 이름을 가진 인삼을 금산 사람들은 '하늘선물'이라고 부른다. 인삼 관련 시장만 8개, 점포만 1천개가 넘고 연간 거래량만 1만6천 톤이 넘으니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이라는 표현이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런 선물이 시대 변화와 건강기능식품 발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인삼 재고량은 2조2천억 원 규모에 달할 정도다. 인삼업계가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해외시장 진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삼(水蔘)을 수출하려고 보니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물 수(水)자를 쓰니 Water Ginseng으로 표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금산국제인삼시장조합의 정승철 조합장은 3년 전부터 수삼을 생삼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삼의 영어표현이 Fresh Ginseng이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예로부터 생삼으로 불렀던 것을 관련 법을 제정하며 수삼으로 표기했으니 이제라도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물먹은 삼과 신선한 삼이 있다. 무엇을 드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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