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집에 함께 있었는데 나만 의심… 부실 수사"

 지난 24일 오후 4시 9분께 '의붓아들 사망사건(본인의 친아들)' 관련 조사를 받기위해 청주상당경찰서를 찾은 고유정 현 남편 A씨 모습. /중부매일DB
 지난 24일 오후 4시 9분께 '의붓아들 사망사건(본인의 친아들)' 관련 조사를 받기위해 청주상당경찰서를 찾은 고유정 현 남편 A씨 모습.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과 관련해 아이의 친부이자 고유정의 현재 남편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 관련 청주 상당경찰서의 부실·불법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이에 관한 민갑룡 경찰청장의 답변을 바란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됐다.

고유정의 현 남편이자 숨진 아이의 친아버지인 A(37)씨는 "지난 5개월 동안 친아들을 살해한 또는 실수로 죽게 한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며 "내 가족은 철저히 해체됐다. 심기일전해 행복한 가장을 꾸려 잘살아 보고자 했지만 장애물이 나타났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것과 경찰이 내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 바로 그 장애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장 분통 터지는 점은 처음부터 나만 피의자로 지목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령 내가 의심받아야 한다고 해도 최소한 고유정과 내가 모두 동등한 피의자로 고려됐어야 한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압착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고도 고유정에 대한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았다. 같은 집에 친부인 저와 계모인 고유정만 있었는데 나만 의심받는다는 게 말이나 되냐"고 반문했다. 

A씨는 "경찰에겐 전 남편 살인 사건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경찰이 내가 아들을 고의로 살해했다고 의심하고 수사하는 동안 고유정은 5월 25일 전 남편을 살해했다. 경찰이 내 아들 사망과 관련해 고유정을 단 한 번이라도 열의를 갖고 조사하고 추궁했다면 전 남편을 살해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나이로 6살 어린이가 167cm·60kg에 불과한 내 다리나 몸에 깔려서 질식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말이나 되는 소리냐, 의사들도 그럴 가능성이 없고 유사한 사례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청주 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과실치사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A씨는 경찰이 대질 조사에서도 고유정의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가림막이 나와 고유정 사이에 놓여 있었다. 고유정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 고유정은 변호인과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쉬는 시간에는 웃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공권력에 맞서는 것에 상당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백을 입증하기위해 대학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까지 받았다"며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경찰이 고집을 부린다"고 덧붙이며 "민갑룡 경찰청장은 부실·불법수사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 있는 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유정의 현 남편이 올린 청원 글은 29일 오후 3시 20분 기준 1만822명이 참여했다.

고유정의 현 남편 A씨는 지난 24일 청주 상당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는 단지 아이 사망의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며 "고유정이 내 아들을 죽였다고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6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수면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A씨가 이를 지속적으로 거부하다 언론을 통해 개인적으로 받은 수면검사 내용을 공개했다"며 "수사내용을 토대로 법률적인 검토 및 전문가 의견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씨의 의붓아들이자 A씨의 친아들인 B군(2014년 생)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10분께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은 친부 A씨와 한방에서 잠을 잤고,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추정시간은 이날 오전 5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군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소견을 내놨다.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고, 외상이나 약·독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1일 전 남편 강씨에 대한 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제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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