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핥기에 그친 '한화토탈 사고' 조사
겉핥기에 그친 '한화토탈 사고' 조사
  • 중부매일
  • 승인 2019.07.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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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7일 오후 1시 17분께부터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대형 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 민주노총 제공
17일 오후 1시 17분께부터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대형 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 민주노총 제공

사고가 거듭해서 발생하고, 사고 자체보다 수습과 대처 등 그 여파가 더 크다면 관련조사에서도 전후상황 등 사고의 전반을 다뤄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최종조사 결과라고 발표된 내용에는 사고발생시 상황 설명과 이에 대한 책임 추궁만 있다. 앞선 대형사고의 조짐이 왜 무시됐고,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언급조차 안했다. 더구나 상황을 악화시킨 까닭과 안전 문제가 제외된 조사결과 발표라면 핵심이 빠진 겉핥기일 뿐이다. 탱크 폭발의 위기로 이어진 신고 지연과 사고로 인한 인근 주민 안전이 지적됐음에도 이와 관련된 설명과 주문은 어디에도 없다.

지난 5월 중순에 일어난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사고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등 관련기관과 시민참여단 등이 함께 내놓은 조사결과는 반쪽자리에 불과했다. 사고와 관련된 해당 사업장에서의 직접적인 원인과 그에 따른 법·행정적 조치를 밝히는 데 그친 것이다. 이 사고는 발생지점에서 최대 3㎞ 가량 유증기가 퍼져 400여명 가까운 인근 주민과 근로자가 노출됐으며 물적피해 접수만 56건에 이르는 대형 산업재해였다. 하지만 조사결과만 따지고 보면 평범한 일반 산업체 사고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각종 안전조치 및 기준 위반 등에 대한 고발조치는 당연하다. 해당 지역의 오염조사 등도 꼭 필요하다. 그런데 후속조치는 여기까지다. 신고지연에 따른 피해확산을 막을, 개선 방안은 거론조차 안됐다. 당장 사고지점 인근 주민들에 대한 대피명령 등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기 위한 개선이 필요한데도 정부차원의 대책을 건의하는 주문조차 찾을 수 없다. 이번 사고와 직접적인 부분만 다루다 보니 대형사고를 겪었음에도 다른 상황, 다른 곳의 유사 사고를 예방할 여지가 없다. 외양간이 낡고 허술해 소를 잃은 뒤에도 뚫린 구멍만 막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회사의 과실에 있다. 다루는 물질의 위험성을 간과한 채 안전절차를 지키지 않고 미숙하게 관리해 사고가 났다. 조사결과 처럼 파업으로 숙련된 근무자가 없는 가운데 대체 근무과정에서 담당자의 공백과 피로누적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뿐일까. 사고 발생 전달에 이미 유증기 유출사고가 있었다. 첫 사고 다음날에도 재차 발생했다. 같은 실수와 잘못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인근을 넘어 지역 전체를 공포로 몰고갈 수 있는 위험한 공정이라면 파업 등 어떤 상황에서도 최우선으로 인력배치가 고려됐어야만 한다.

산업재해 사고 등의 경우 직접 관련된 문제만 그때그때 미봉책으로 막는다면 크나 큰 화를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쌓이다 보면 큰 재해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젠 상식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인 직원 관리·운영에 대한 회사의 과실 밑바탕에는 안전불감증이 존재한다. 산업 재해로 인한 발등의 불은 회사의 몫이지만 그 부담은 인근 주민들도 함께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피해 예방과 주민 안전이 빠진 사고 조사와 대책이라면 무의미하다.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만 가래를 쓸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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