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학군→6개 학군으로 세분화
신설 3학군 무리하게 조정 오히려 취지 역행
학부모들 강력 반발 청주시교육지원청 결국 보류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청주교육지원청이 졸속으로 추진하던 청주시 중학교 학교군조정 작업이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쳐 전면 보류됐다.

29일 청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매년 반복되는 원거리 배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2020학년도 청주시 중학교 학교군(구) 조정' 작업을 추진했다.

올해 중학교 배정 결과, 너무 먼 학교까지 보낸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자 같은 학군 내 전학을 허용한데 이어 학군 조정작업까지 급하게 진행한 것이다.

현재 5개 학군으로 나뉘어져 있는 청주시내 중학교는 거주지를 기반으로 한 학군에 따라 많게는 9지망까지 희망 받아 추첨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거리 배정을 생길 수밖에 없어 매년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학군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준비없이 추진하다보니 연구용역 예산 2천만원이 없어 충북교육정책연구소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진행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외부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필요해 뒤늦게 초등 6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이렇게 해서 나온 용역결과를 갖고 지난 22일 '청주 중학교 학교군(구) 조정 최종(안)'에 대한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최종(안)에 따르면 현재 청주도심 기준 5개 학군에서 1개 학군을 늘린 6개 학군으로 세분화했다.

새 조정안에는 3학군이 추가됐는데, 서원중·복대중·솔밭중을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2학군에 있던 대성중·봉명중·송절중을 이동·포함시켰다. 이는 3학군에 속한 솔밭초, 강서초, 서촌초 학생들이 대성중, 송절중까지 배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무리수를 두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3학군에 대성중·봉명중·송절중을 포함시킨 이유가 다른 학군과의 학교 수를 비슷하게 맞추기 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무리한 행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3학군 개편에 따른 통학시간 용역결과를 보면, 이 학군에 속한 서촌초, 솔밭초, 강서초, 증안초 직지초 진흥초 풍광초 등 7개 학교에서 대성중에 배정 될 경우 40분 이상 소요된다. 3학군 초등학교 14개 중 절반이 해당된다.

서촌초는 한 번 환승해 1시간 4분으로, 등하교 통학시간이 2시간 넘는다. 솔밭초는 직행버스로 51분이 걸리는데 도보로 28분 걸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절중에 배정받을 경우는 강서초 서촌초 증안초 진흥초 풍광초 등이 40분 이상의 통학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청주교육지원청이 지난해부터 적용한 원거리 통학자의 같은 학군 전학 사유에 해당하는 대중교통 이용 통학시 편도 40분 이상 소요 규정을 넘는 것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졸속 행정으로 학군조정의 취지를 못살린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청주의 한 학부모는 "최종(안)에 대한 설명회를 하기 전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없었다"며 "학교 배정은 민감한 문제인데 학부모들을 배제시킨 채 진행한 것이 이해가 안되고 설명회도 급하게 추진해 전달이 제대로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신설된 3학군에 대성중·봉명중·송절중을 왜 포함시켰느냐고 질문했는데 3학군만 학교수가 적으면 특혜라는 지적받을까봐 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과 솔밭초에서 대성중에 배정받을 확률은 0%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매번 교육현안을 성급하게 추진해 학부모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철저한 준비작업을 통해 주먹구구식 행정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올해 원거리 배정에 대한 민원이 많아 급하게 학교군 조정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용역결과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해 2020학년도는 종전대로 배정하고 앞으로 1년 동안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2021학년도에 새로운 학교군 조정안을 실시할 예정이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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