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젋으니까요" 배움 열정으로 인생 이모작

30일 한국산업연수원 충북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조재성씨는
30일 한국산업연수원 충북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조재성씨는 "'할 수 있다'라는 마음만 가진다면 모두가 할수 있다"라며 "새로운 환경에 겁먹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인생 제2막이 시작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100세 시대', 과거에 비해 늘어난 기대수명으로 퇴직을 앞두거나 이미 정년 퇴직을 한 50대 이상 중장년과 노년층은 자연스럽게 '재취업'을 고민 할 수 밖에 없다. 이들 중장년과 노년층에게는 앞으로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40·50년까지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자리 부족 문제는 비단 청년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중장년 및 노년층 역시 일자리 문제가 깊은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70세 고희(古稀)를 앞둔 나이에 한국산업연수원 충북직업전문학교를 찾아 새로운 도전을 통해 취업문제를 극복하고 인생 2막을 시작한 증평 조재성씨를 만났다. /편집자
 
"'과연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엄두도 나지 않았지만 결국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요."

29일 한국산업연수원 충북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조재성(60)씨는 이 곳을 통해 새 인생을 살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연수원의 첫 문을 두드린 이후 국가기술자격증 3개를 취득하는 등 일취월장하며 충북 증평의 시설관리업체인 에듀팜에 취업하는 결실을 맺었다.

과거 조재성씨는 지역에서 나름 '잘 나간다'는 정유계통에서 일을 했다. 여기에 50대에는 주유소도 경영하며 '사장님'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IMF에 이어 경제불황의 장기화에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사업이 점차 기울었다. 평생을 갈 것 같았던 '성공의 꿈'이 오래가지 않자 조 씨는 의욕을 잃고 삶도 포기한체 방황했다. 이미 자력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사업이 정말 잘 됐어요. 사장님 소리 듣는게 익숙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호황이 오래가지 않더라구요. 경기가 기울면서 사업이 예년만치 못했습니다.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지자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의욕도 없고 그냥 방황하는 때 였습니다."

조 씨가 한참 방황할 때 쯤 이를 지켜보던 자녀들로부터 한 가지 권유가 있었다. 한국산업연수원 국가지원 기술자격증 취득과정에 도전해보라는 것 이었다. 그러나 기능직이나 전기계통은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 이었기 때문에 한참을 고민했다.

|그렇게 무의도식하던 세월이 지속됐지만 조재성씨의 마음 한켠에는 교육에 대한 갈망이 남아있었다. 수 개월의 고민 끝에 용기를 내고 한국산업연수원의 문을 두드렸다.

"자녀들이 한국산업연수원의 국가지원 기술자격증 취득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권유했지만 처음에는 쉽게 용기가 나지 않더라구요. 무엇보다도 이 나이에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게 부담이 됐지요. 수 개월 고민끝에 방문했지만 교육과정이 1천400시간(10개월)이라는 말에 엄두가 나지 않았죠. 그래도 당시 상담을 해주셨던 분께서 '일단 해볼 의양만 있으면 꼭 와달라'는 마지막 말에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입학 후 2~3개월은 그가 생각했던 대로 적응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그러다 이 학교 이은순 학장과의 면담이 그의 생각을 180도 바꾸게 만들었다.

"어느날 학장실에서 차를 마시게 됐습니다. 교육계에 몸담고 계셨던 학장님도 퇴임 이후 이곳에 자리를 잡고 계시다고 하더라구요. 이 분 역시 연세가 석양인데 '백세시대에 최소 77세까지는 일 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한창 나이'라며 의욕 넘치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저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덕분에 의욕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한번 해 보자, 도전 해보자라는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갈망을 일깨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조재성씨는 모든 교육에 열정을 다하게 됐다. 여기에 지도교수들의 의욕 넘치는 강의는 그의 학구열을 불태우게 만들었다. 

"교수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교육을 하는 곳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곳에서의 교육은 과거 열정을 불태웠던 젊은 날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함께 교육을 해야하는 '젊은 수강생들로 어려움이 없을까' 하던 우려도 말끔히 해결됐습니다. 함께 수강했던 수강생들 모두가 누구보다도 남다른 교육열로 강의를 듣고 있었습니다."

10개월간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조씨는 전기기능사, 승강기기능사,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기능사 등 3개의 국가자격증을 따냈다. 여기에 최근에는 증평 에듀팜에 당당히 취업하며 이 학교의 롤 모델이 됐다.

"전기에 문외한이 한국산업연수원충북직업전문학교의 교육 덕문에 다시 인생 2모작의 생활을 열리고 있어 기쁨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아낌없는 지도를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더 멋진 직장인으로의 새로운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기술·인성 더한 전문인력 양성 - 한국산업연수원충북직업전문학교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한국산업연수원충북직업전문학교는 실업자와 재직자를 대상으로 기술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직업훈련교육기관이다.

이 곳은 '기술에 인성을 더한 직업교육'을 모토로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춘 실무 중심 기술교육을 통해 기술인을 양성하고 있다.

앞서 1991년 경북 안동에서 개원한 이후 2002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교육과정은 실업자에게는 실무중심 기술교육을 통해 즉시 취업 및 현장투입이 가능한 전문기술인을 양성하고 재직근로자에게는 직무능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기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0개월간 교육을 통해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진로설정을 통해 사회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고특화직업위탁교육, 실무 기술교육 이수를 통해 국가공인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평가형 교육, 재직자의 실무능력을 향상시켜 직무전문성을 기를 수 있도록 만드는 재직자 능력향상교육 등을 통해 지역의 전문가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직업훈련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개발 및 연구, 지역산업 친화 직종 직업훈련과정 개발, 지속적인 경영시스템 혁신, 교육 및 취업 서비스 품질 개선 등을 통해 지역 최고 수준의 기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봉성 이사장은 "앞으로도 적성에 맞는 업무와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을 펼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의 전문가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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