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지역 감독 제작 영화 지원
단편 300만원, 장편 1천만원 제작비 지급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국영화사 100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안겨준 감독 '봉준호'. 그의 수상작 '기생충'은 가뿐히 국내 관객 천만을 넘어섰고 세계 곳곳의 스크린에서도 찬사를 얻는 중이다. 청주영상위원회에서도 '내일의 봉준호'를 찾기 위해 청주지역의 창작자를 지원하는 '씨네마틱#청주' 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다. 지역 영상 인력 발굴 및 육성을 목적으로 한 '씨네마틱#청주'에 대해 알아본다. / 편집자

청주영상위원회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 '씨네마틱#청주'는 '영화적인'이란 뜻의 'Cinematic'과 '청주'를 결합해 지역영상생태계 조성의 포부를 담았다. 아직은 '감독'이라는 수식어보다 '아마추어'라는 말이 익숙한 영화 학도부터 차근차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지역의 영화인까지 청주의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김기성 감독

단편과 장편으로 나뉘어 지난 5월 7일부터 공고에 들어갔고, 최종 심사를 통해 7월 19일 단편 부문에 '배아기(감독 김하늬)', '정희(감독 이혜원)', '낮, 뜨거운(감독 이동주)'세 편이, 장편 부문에 '봉명주공(감독 김기성)' 한 편이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단편은 각각 300만원을, 장편은 1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받게 된다.

심사에 참여했던 영화 '극한직업'의 김미혜PD는 "청주영상위원회의 첫 지역 영상 제작 지원 사업이라는 것이 믿

기지 않을 정도로 결과물이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았다"는 심사평을 남기기도 했다.

최종 선정작 중 단편 '배아기'와 장편 '봉명주공'은 2019년 한국영상위원회 지역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에도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것은 바로 '씨네마틱#청주'가 주목한 영화들의 작품성과 가능성이 한국 영화계도 눈여겨 볼만한 작품들이고 또 그만큼 이런 지원이 절실한 역량 있는 청주의 영화 창작자들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단편 부문에 선정된 '배아기' 감독 김하늬.
단편 부문에 선정된 '배아기' 감독 김하늬.

23세의 나이에 청주영상위 '씨네마틱#청주'와 한국영상위의 제작지원을 받게 된 '배아기'의 감독 김하늬는 "이 사업은 저에게 '영화를 찍어라'라고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청주에서 영상을 찍고 창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이자 빛이 될 이 사업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배아기'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진 '연지'와 그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로 '무의식적인 폭력'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며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배아기'를 비롯한 단편 3편과 장편영화 '봉명주공'은 올해 청주에서 촬영 및 제작을 완료하게 된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칸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초기 작품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흥행에 참패했던 그의 상업영화 데뷔작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

'씨네마틱#청주'의 지원을 받은 감독들이 보여줄 청주의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이 작품들이 훗날 세계적인 영화제의 최고상 트로피를 거머쥔 영화 거장들의 '떡잎부터 남달랐던' 초기작으로 기록되진 않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청주영상위 '씨네마틱#청주'의 의미 있는 첫 걸음에 내일의 봉준호가 될지 모를 청주지역 영화감독들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며 "청주를 담은 더 많은 영화가 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7년 5월 출범한 청주영상위는 인센티브 지원사업과 로케이션 지원사업, 로케이션 팸투어를 통해 청주 내에 우수 영화·드라마 촬영을 꾸준히 유치하며 '영상문화도시 청주'를 구현 중이다. 지난해에만 총 11편의 작품이 청주영상위의 인센티브 지원작으로 선정됐고, 총 40편에 달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로케이션 지원을 받았다. 청주영상위의 대표 지원작으로는 지난해 영화 '목격자', '너의 결혼식' 등에 이어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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