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우리나라의 여성문화 중 삼종지의가 오랜 관습으로 이어지다가 양성평등이 자리 잡으면서 시나브로 사라진 지가 오래다. 이런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분을 찾아 현창하려 수소문해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지만 그런 대우를 받으려는 이는 현상을 해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모자녀가 따로 된 지가 한참이다.

삼종지도의 발원이 이브(女性)가 아담의 갈비뼈로 창조되어 그렇다며 서구화의 영향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이는 서양에선 애초부터 없던 문화다. 어쩌면 동방에서도 우리만 가지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는데, 지난날엔 그것이 가족관계의 최선이었을 것이나 오늘의 정서에는 부적절했기에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다.

그래도 인륜에서 가장 중요한 처음의 부모 자녀양육과 마지막의 자녀 부모봉양은 아직도 핏줄(血統) 속에 남아 흐르면서 사람의 도리를 다하도록 이끌고 있으니 혈맥의 진한 내리사랑과 은공보은의 끈기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 의식주문화의 변화발전이 부모자식 간의 관계를 따로따로 분리했는지 모르지만, 원피스가 투피스와 쓰리피스로 분화되고, 국에 밥을 말아주던 것이 따로국밥으로 배식되고,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봉양의무를 면책하다가 유기아보호소를 보육원으로, 고려묘실이 요양원으로 격상되니 따로따로가 생로병사의 수순에도 올려졌다. 다른 문화의 당연지사를 우리는 이제라도 고마워해야하나?

황혼이혼과 졸혼도 따로 문화에 맛 들었고, 결혼과 혼인신고로 당당하게 부모 곁을 떠나며, 성년을 지나 일자리 생기면 오피스텔로 독립하고, 철도 들기 전에 어미사자처럼 새끼가 자력으로 살아남기를 기대하며 자녀들을 천애의 보육원으로 보내고 있는 건가?

주견이나 자주성 결핍으로 자립의지가 희박해서 열강의 세에 의존해야했던 우리의 사대문화가 바로 여기서 싹이 튼 것이라는 궤변이 일치한다면 진즉에 다른 도의를 탔어야 했나?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어린 아이들이 할머니 손때에 습관들이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초등학교까지, 심지어는 중학교생활까지도 누군가에 의존해오고 있으니 일상은 물론이고 학교와 사회생활에서도 자주나 자립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부족한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남의 크고 작은 힘을 빌어야하니 부정과 불의에 연루되는 게 다반사다.

자녀를 낳아 양육의 고통과 함께 천사들의 재롱놀이에 하루가 짧아야할 나이에 캥거루족이나 연어족으로 살고 있는 자녀들을 보면 얼마나 속이 탈까! 그게 바로 당신이 애지중지하며 가꾼 반려동물가족의 일생이니 뉘 탓을 하겠는가.

가족을 배려하는 것은 힘들어 하는 일을 도와서 쉽게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거나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진정한 배려이다. 그것이 훗날 자녀들의 어긋난 길을 제대로 잡아 줄 수 있는 힘이요, 길이요, 진리가 되니 비록 떨어져 살아도 마음공간은 사랑으로 가득 찬다. 따로는 그래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게 하는 고리가 된다.

어미와 할미새가 감싸고, 끌어안고, 막아주고, 채워주며, 열어주고, 깨워주는 일은 자녀와 따로 있어야 시행착오로 스스로 깨우쳐 온전한 내 것 되니 지구의 종말로 회유해도 그 자리는 천수를 거르지 않는다. 따로국밥의 조화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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